스타크래프트2 한국 정식 발매를 목전에 두고 돌연 블리자드 한국지사 경영진 경질설이 나돌고 있어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시점에 지사장 교체가 추진된다는 것은 블리자드 스스로 게임의 흥행 실패와 마케팅 실패를 인정하는 모양이기 때문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 국내 런칭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한국 지사장 직에 복귀했던 한정원 씨(사진)가 경질될 위기에 처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 지사장이 한국 법인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지난해까지 맡아왔던 북아시아 대표직만 수행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더불어 블리자드코리아에서 마케팅과 홍보 담당 임원에 대한 교체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스타2와 국내 출시에 맞춰 북아시아대표에서 한국 대표로 복귀했던 한 지사장과 홍보담당 임원이 정식발매 이전에 물갈이된다는 것은 사실상 '경질'에 준하는 문책성 인사라는 점에서 그 배경과 진위를 놓고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블리자드코리아에는 최근 미 본사 임원이 내려와 지사 운영의 전반에 대한 점검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스타2 마케팅에 투입된 자금이 적절하게 사용됐는 지를 판단하는 한편, 스타2 초반 성적이 기대치를 밑돌고 있는 이유를 분석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현 경영진에 대한 경질설은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고 있으며, 이 같은 관측이 사실이라면 스타2 성적부진의 책임을 한국지사 경영진에 떠넘기는 모양세다.
스타2는 지난 7월 27일 전세계 동시 발매됐지만 한국과 대만에서 만큼은 다운로드 방식의 판매 모델을 도입키로 하고 온라인게임처럼 무료 시범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당초 2주 정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1개월 가량 계속되고 있다.
엄청난 물량의 마케팅에 장기간의 무료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타2는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한국 시장에서의 게임 흥행 지표라 할 수 있는 PC방 인기순위가 10위권(15일 현재 게임트릭스 기준) 안팎에 머물고 있다.
정식발매 직전이긴 하지만 2010년 한국 게임시장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됐던 게임치고는 초라한 성적표다. 스타2와 같이 전작의 후광이 없었던 엔씨소프트 아이온이 출시와 동시에 PC방 인기순위 1위에 올랐던 것과도 대조적이다.
한국 내에서의 스타2 흥행성적이 당초 기대치를 밑돌게 된 것은 일단 전작의 인기를 뛰어넘을 만한 요소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다운로드 방식의 서비스와 종량제 형태의 유료화 모델을 도입키로하면서 PC방의 저항에 부딛친 것도 패인으로 지적된다.
게임 외적으로는 한국 e스포츠계와의 불화와 전문매체와의 관계 악화로 인해 대규모 마케팅을 수행하고도 그만큼의 효과를 보지 못했던 것도 성적부진의 한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성적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는 다운로드 방식의 서비스나 e스포츠계와의 불화는 블리자드 본사 차원의 의사결정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미 블리자드가 스타2 흥행 실패의 책임을 한국지사에만 전가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블리자드코리아 홍보팀은 "현재 한정원 사장은 블리자드 대표직과 북아시아 대표직 직함을 모두 다 유지하고 있으며 홍보담당 임원 교체도 사실이 아니다"며 "향후 변화는 확인을 해 봐야 하겠지만 내부의 조직변화에 대해 외부로 언급하지 않기 때문에 변화가 있더라도 알려주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정원 지사장은 LG소프트 재직 시절 '스타크래프트'를 국내에 들여와 유통시키면서 블리자드와 연을 맺었다. 1998년 LG를 떠나 EA코리아 설립을 주도한 이후 사실상 지사장 역할을 수행해 왔고 2002년엔 블리자드코리아의 전신인 비벤디유니버셜게임즈 코리아 설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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