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외 업계 소식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자본력이 뒷받침되고 땅덩어리가 넓은 미국이나 중국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인프라가 서울에 몰려있는 한국에서 지역연고제가 실현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본 투자로 팀 오너 권한을 얻는 방식이 한국 e스포츠 시장의 현실과 동떨어져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리그 오브 레전드가 큰 인기를 누렸음에도 불구하고 롤챔스에 출전하는 팀들은 제대로 된 후원사를 얻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렸다. 그만큼 국내의 e스포츠 팀들은 투자를 받기가 힘들다. 오버워치는 이제 막 시작한 단계인데 투자할 기업이 있을지 의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PC방 점유율마저 떨어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했다는 관계자A는 "하루 전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나왔던 내용과 다를 것이 없었다. 팀들에겐 좀 더 디테일한 내용을 알려줄 것이라 기대했는데, 자세한 건 추후 발표하겠다는 말만 반복했다. 도대체 우리를 왜 불렀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팀과 기업을 연결시켜주는 자리인 것으로 알고 간담회에 참가했다가 자본 투자에 대한 내용을 듣고 실망감만 안은 채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블리자드는 게임단 관계자들에게도 지역연고 팀의 오너가 되기 위해 투자해야할 금액이 얼마인지 안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관계자B는 "얼마를 내야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지 정도는 알아야 투자자를 찾든가 할 텐데 왜 그런 것까지 비밀에 부치는지 의문이다.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계획도 못 세우고 있는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C는 "현재의 방안은 국내에서 이루어지기 힘든 현실이기 때문에 블리자드가 계획을 변경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또 그러기를 희망하고 있다"면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블리자드의 한국 e스포츠 시장에 대한 이해가 미흡하다는 관계자들의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블리자드가 어떤 식으로 지역연고제를 정착시킬지,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 업계와 e스포츠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시우 기자(siwoo@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