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생명은 1세트에서 '큐베' 이성진의 카밀과 '템트' 강명구의 라이즈가 함께 라인을 밀면서 kt를 구석까지 밀어붙였다. 유리한 상황에 스플릿 푸시를 시도하면 1-3-1 혹은 1-4 형태를 선호하는 것이 일반적인 한국형 운영 방법이었지만 1세트에서 한화생명이 보여준 스플릿 푸시는 파괴력이 강한 두 챔피언을 한 라인에 배치하면서 압박 강도를 높였다는 차이가 있다. 이는 월드 챔피언십에서 G2 e스포츠가 SK텔레콤 T1을 꺾을 때 선보였던 방식과 흡사했다.
1세트에서 아쉽게 패했지만 한화생명은 2세트에서 유럽식 백도어를 성공시키면서 짜릿한 승리를 맛봤다. 미드 라이너들이 잘 선택하지 않는 녹턴을 가져간 한화생명은 궁극기인 피해망상을 쓸 수 있는 상황이 될 때마다 싸움을 열면서 화끈하게 맞붙었다. kt가 4명을 하단에 배치하면서 강하게 밀어붙이자 상단에서 홀로 포탑을 깨고 있던 강명구의 녹턴은 '소환' 김준영의 아트록스가 혼자 수비하려 하자 싸움을 열었고 1대1에서 가뿐하게 승리한 뒤 넥서스를 홀로 파괴하면서 백도어를 완성시켰다.

한화생명은 세 세트 동안 한 번도 같은 패턴을 보여주지 않았다. 선수들이 사용한 챔피언 또한 대부분 달랐다. 미드 라이너 '템트' 강명구만 1, 3세트에 라이즈를 사용하면서 같은 챔피언을 썼을 뿐 다른 선수들은 매 세트 다른 챔피언을 사용하면서 콘셉트를 달리했다.
한화생명은 2020 시즌을 앞두고 대규모 리빌딩을 단행했다. 코칭 스태프를 전원 물갈이하면서 중국에서 활동하던 손대영 감독을 영입했고 정노철 코치가 합류했다. 롤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톱 라이너 '큐베' 이성진과 정글러 '하루' 강민승을 영입했고 그리핀에서 서포터를 맡았던 '리헨즈' 손시우도 데려왔다. 미드 라이너로 활약하던 '라바' 김태훈은 원거리 딜러로 포지션 변경을 시도하면서 변화를 주기도 했다.
손대영 한화생명e스포츠 감독은 "재미있는 팀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라고 육성 방안을 전했다. 선수들이 재미있는 생각을 플레이로 구현하고 그 안에서 재미를 찾는다면 경기를 보는 팬들도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한 가지 플레이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각자의 판단에 따라 움직이되, 생각들이 모여서 자연스럽게 하나의 흐름이 되는 플레이를 추구하고 있다고.
손 감독은 "스타일이 없는 것이 스타일이 되어야만 어떤 상황이 닥쳐도 대응할 수 있다"라면서 "기본기는 당연히 갖춰야 하고 임기응변 능력까지 갖춘 팀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기대해 달라"라고 말했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