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동 게이밍은 4일 오후 부산시 동래구 사직동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8강전 3일 차 kt 롤스터와의 경기서 3대1로 승리했다. 4강에 진출한 징동은 T1과 리닝 게이밍(LNG)의 승자와 결승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박재혁은 경기 후 인터뷰서 "늘 LCK에서 활동하다가 올해 처음으로 LPL에 갔는데 뭔가 LCK 팀을 이긴다는 게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부터 적응이 안 되고 마음도 좋지 않다"며 kt를 꺾고 롤드컵 4강에 올라간 소감을 전했다.
이날 1세트를 kt에게 패한 징동 게이밍은 '커즈' 문우찬을 틀어막는 전략으로 선회했고, 이는 승리로 이어졌다. 그는 "어떤 챔피언을 밴할지 이야기를 많이 했다. 바텀의 경우 '옴므' 윤성영 감독님과의 생각이 비슷했는데 불리한 픽을 하더라도 우리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거 같다는 이야기를 나눴고 실제로도 잘 통했다"고 설명했다.
kt는 2세트 밴픽 두 번째 페이즈에서 오공 대신 제리를 선택했다. 이에 징동 게이밍은 '카나비' 서진혁이 오공을 가져왔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박재혁은 "제리가 밴 됐지만 할 수 있는 원거리 딜러 챔피언이 많아서 쉽게 갈 수 있었다"고 했다.
박재혁은 '미싱'의 시그니처 픽인 라칸에 대한 생각에는 "라칸이라는 챔피언이 라인전이 약하다 보니 kt에서 그냥 주고 강한 픽을 하나보다라고 생각했다. 우리로선 라칸을 가져가더라도 나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4세트 중반 팀을 위기에서 구해낸 바론 전투에 대한 질문에는 "상대 실수와 맞물렸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할 수 있는 플레이가 그거밖에 없었다. 다행히 잘 풀린 거 같다"며 "일단 kt가 저의 위치를 잘 몰랐던 상황이라서 플레이하기 수월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사실 박재혁은 2018년 한국에서 열린 롤드컵서 안 좋은 기억을 갖고 있다. 당시 젠지 소속이었던 그는 바이탈리티에게 두 번이나 패하는 등 1승 5패로 탈락했고 '1학년 5반'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박재혁은 "당시 롤드컵서는 너무 부진했고 그룹 스테이지서도 탈락해 트라우마가 있었는데 잘 극복했다"며 "또한 징동 팬들이 한국 팬들보다 더 많겠지만 이렇게 조금이라도 응원을 받는 게 감사할 뿐"이라며 자신을 응원해주는 한국 팬들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LoL e스포츠가 만들어진 이후 처음으로 도전하는 그랜드슬램(지역 리그 두 번 우승, MSI와 롤드컵 우승을 차지하는 것)에 대해선 "당연히 우승을 위해 열심히 나아가지만 그런 걸 쫓다 보면 제 발에 걸려 넘어질 수 있다"며 "진짜 0.01도 생각하지 않고 그냥 당장 앞에 있는 것만을 생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재혁은 일주일 정도 남은 시간 동안 팀원들과 다 같이 이야기하면서 고쳐나가야 할 부분은 보완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승전 초대 가수인 뉴진스를 보러가고 싶지 않냐고 물어보니 "사실 걸그룹에는 관심 없지만 뉴진스님은 뵙고 싶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사직체(부산)=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