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러스 기아가 31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LCK아레나에서 진행된 2024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스프링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kt 롤스터를 3 대 2로 제압했다. 풀 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리한 디플러스 기아는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올랐다. 김하람은 이날 1세트에서 제리를 플레이하며 POG(플레이어 오브 더 게임)를 받는 등 맹활약했다.
경기 후 데일리e스포츠와 만난 김하람은 "경기 전에 그동안 제가 5세트에서 많이 졌다는 사실을 들어서 알고 있었다. 작년에도 많이 졌던 것 같다. 그런데 '이번에 5세트를 이겼구나' 싶었다"며 "이번에 그걸 깼기 때문에 더 높게 올라가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올 시즌 디플러스 기아로 팀을 옮기기 전, 김하람은 kt에서 뛰었다. 다시 말해 이날 김하람은 친정팀을 상대로 승리를 따낸 것이다. 이에 대한 소감을 묻자, 김하람은 지난해 함께 했던 '비디디' 곽보성을 언급하며, "사실 '비디디' 선수와 연락하면서 내일 경기 이야기도 했다. 평소에 장난도 많이 친다"며 "누가 이기든 응원해 주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이야기했다.
디플러스 기아는 정규 시즌에서 5위를 기록했다. 반면 kt는 4위였다. 이에 더해 디플러스 기아의 정규 시즌 막바지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만큼, 많은 이들이 kt의 승리를 점쳤다. 김하람은 "제가 작년에도 사전에 예측을 확인했었다. 그때 많이들 저희 팀을 골랐는데, 무기력하게 졌었다"며 "사전 승부 예측은 재미로 보는 거로 생각한다. 그걸로 위축되거나, 이기고 싶거나 이런 마음이 다 생기기보다는 경기에 집중하는 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마음가짐 덕분인지 이날 디플러스 기아는 kt를 잡는 '업셋'에 성공했다. 경기 준비 과정에 대해 김하람은 "그동안 오브젝트 관련해서 실수가 잦았다. 라인전에서도 아쉬운 부분이 나왔다고 생각한다"며 "연습 과정에서 그런 쪽에 신경 썼다. 그 덕분인지 오늘 '루시드' 선수가 강타 싸움도 잘 이긴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최근 대회에서는 하이퍼 캐리 원거리 딜러 메타가 떠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있다. 김하람 역시 어느 정도 이런 의견에 동의했다. 그는 "제리, 징크스가 자주 나와서 그런 평가가 있는 것 같다"며 "물론 칼리스타, 바루스가 우선 픽이지만, 그런 챔피언이 금지됐을 때는 하이퍼 캐리 원거리 딜러가 자주 나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김하람은 이런 메타에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팀원들과의 합을 강조했다. 그는 "하이퍼 캐리 원거리 딜러를 선호하기도 하고 자신도 있다"면서도 "하이퍼 캐리형 원거리 딜러를 했을 때는 조합도 잘 짜야 한다. 시야라든가 교전 설계도 중요해서 팀원들 모두 잘해야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날 승리로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오른 디플러스 기아는 2라운드에서 젠지e스포츠를 상대한다. 김하람은 "오늘 이길 마음으로 왔고, 이겼을 때 젠지를 만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젠지가 저희를 고를 걸 알고 있었다"며 "(김)기인 형, (손)시우 형 모두 상대로 만났을 때 재밌다. 둘 모두 잘하고, 잘하는 것에 대한 존경심도 생긴다. 그래서 상대했을 때 받게 되는 압박도 좋은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하람은 "그동안 저희가 장기전도 많이 가서 보는 입장에서 숨 막힐 것 같다"며 "하는 입장에서 누가 언제 이길지 몰라서 재밌기도 하지만, 결국 이겨야지만 기쁨이 배가 된다. 남은 경기들 다 이기고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도록 하겠다"는 말을 남기며 인터뷰를 마쳤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