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열린 젠지와 BLG의 경기에서도 정지훈의 활약은 눈부셨다. 정지훈은 이날 오리아나, 요네, 흐웨이, 코르키 등 네 번의 세트에서 각기 다른 챔피언을 플레이하며 팀의 중심을 잡아줬다. 특히 승리한 2, 3, 4세트에서는 라인전 단계부터 '나이트' 줘딩을 찍어 누르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정지훈이 더욱 빛난 점은 BLG가 정지훈을 막기 위한 선택한 방법이 밴이었다는 점이다. 1세트에서 BLG는 총 네 개의 미드 챔피언(아우렐리온 솔, 코르키, 아지르, 트리스타나)를 잘랐다. 이후 2세트에서는 여기에 흐웨이까지 더해 다섯 챔피언을 밴했고, 세 번째 세트에서는 아우렐리온 솔, 코르키, 아지르를 금지했다.
정지훈은 BLG전을 치르기 전까지 코르키, 아우렐리온 솔, 아지르 단 세 개의 챔피언을 활용한 바 있다. 코르키, 아우렐리온 솔, 아지르를 정지훈이 주력으로 쓴다고 판단한 BLG는 세 챔피언 중심으로 금지했지만, 정지훈은 보란 듯이 요네, 흐웨이 등으로 맹활약을 펼치며 상대의 계획을 망가트렸다. 특히 흐웨이의 경우에는 이번 스프링에서 단 한 번 플레이했음에도 불구하고 능숙한 숙련도를 보여줬다.
이렇듯 밴으로도 막을 수 없는 정지훈의 물오른 기량은 기록에서도 드러난다. MSI에 참가한 미드라이너 중 KDA(5.1), 분당 CS(9.4) 등의 수치에서 모두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분당 대미지(DPM) 부문이 압도적이다. 922의 수치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MSI 전체 선수 중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특히 세트 기준 10경기 이상 소화한 선수를 대상으로 하면 2위인 TES '크렘' 린젠이 770으로 2위를 하고 있을 만큼 정지훈의 퍼포먼스는 압도적이다.
정지훈은 지난 LCK 스프링을 통해 최초의 4연패에 성공하며 국내 무대 최강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그런 그에게 아직 부족한 것은 국제 대회 트로피다. 이번 MSI에서 첫 국제대회 결승 무대를 밟게 된 정지훈이 최근 보여주는 좋은 기량을 앞세워 정상까지 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