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늦은 나이에 프로 데뷔전을 치른 광동의 원거리 딜러 '리퍼' 최기명이 첫 경기부터 존재감을 드러냈다. 서머를 앞두고 최기명을 깜짝 영입한 '씨맥' 김대호 감독의 승부수가 통하는 분위기다. 김대호 감독은 광동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준 최기명의 활약에 기쁜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제자에 대한 강한 믿음과 애정이 느껴지기도 했다.
광동이 13일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LCK아레나에서 진행된 2024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1라운드에서 kt 롤스터를 2 대 0으로 제압했다. 시즌 첫 경기에서 난적 kt를 잡은 광동은 기분 좋게 시즌을 출발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김대호 감독은 "승리해서 너무 기쁘다. 가장 기쁜 날이 또 갱신된 것 같다"고 승리 소감을 먼저 전했다.
광동 입장에서 kt는 유력한 플레이오프 경쟁 상대기에 더욱 의미가 컸을 승리였다. 김 감독은 "kt는 정말 강한 팀이다. 스프링 2라운드 때 kt와 하면서 느꼈던 게 졌는데 아쉽지 않더라"며 "그때 우리도 낼 수 있는 퍼포먼스를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도 졌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오늘 더 의미가 깊은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광동은 데뷔전을 치른 '리퍼' 최기명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김 감독 역시 만족감을 보였다. 김 감독은 "최기명은 그냥 잘한다. 원거리 딜러의 '커즈' 문우찬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LoL 감각, '롤력'이 뛰어나다. 잘 모르는 걸 해도 그냥 괜찮게, 느낌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런데 이런 대규모 단위의 팀 게임을 해본 적이 없다 보니까 그런 부분에서 원래 플레이가 안 나온 부분이 있었는데, 그런 것만 조금 다듬어주니까 되게 잘하더라"며 "오늘 경기는 스크림 때보다 오히려 더 잘한 것 같다. 특히 2세트는 정말 깜짝 놀랐다. 줄 타는 게 원거리 딜러로서 진짜 아무나 할 수 없는 건데 이상적으로 잘 해냈다. 보면서 감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사실 광동은 그동안 승리하는 방식이 거의 비슷했다. 바텀이 캐리한 적도 있지만, 탑-정글이 일을 좀 많이 했다. 2세트처럼 어려운 게임에서 원거리 딜러가 체급으로 억지로 헤쳐 나가면서 해내는 느낌을 많이 못 받았던 것 같다"며 "이렇게 되면은 자연스럽게 상체 입장에서도 심리적으로 코인이 더 생기는 기분이 든다. 지금부터 잘 잡아간다면 서머 되게 좋은 경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김대호 감독은 "선수 각자에 대한 장단점을 파악해서 특색에 맞게 최적화하는 과정이다. 예를 들어 예쁜 옷을 입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거나, 몸을 키우는 등 신체를 바꾸는데 그건 끝났다"며 "뚱뚱하면 뚱뚱한 대로 마르면 마른 대로 맞는 옷을 찾아 입는 과정이다. 최적화에 다 같이 집중하고 있다"고 서머 시즌 준비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대호 감독은 "보험을 까는 것이긴 하지만, 기쁜 날이 있으면 힘든 날도 있다. 예전에는 팬들과 좋은 것만 함께 하고 싶었는데, 현실적으로 힘든 것 같다"며 "화나고 슬플 때도 있을 것이다. 그걸 즐길 수는 없겠지만, 고점과 저점을 함께 헤쳐 나가면 좋겠다. 서머 많이 남았고 힘들 때도 있고 기쁠 때도 있겠지만 최선 다해서 부딪히겠다"는 말을 남기며 인터뷰를 마쳤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