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드컵 결승전 서울 유치에 큰 힘을 보탠 인물이 있다. 서울시의회서 활동 중인 김동욱 의원(국민의힘·강남5)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는 롤드컵 결승전 장소 대관과 관련한 행정 절차를 지원하는 등 '롤드컵' 결승전 서울 유치 성사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그 결과 다른 지자체들과의 경쟁에서 서울이 우위를 점하고 '페이커' 이상혁의 네 번째 '롤드컵' 우승의 순간을 많은 서울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데일리e스포츠와 만난 김동욱 의원은 "크게 한 일은 없다. 대관 등 행정 절차를 지원했을 뿐"이라면서도 "시 차원에서 (롤드컵 유치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기에 적극적으로 나선 다른 지자체에 결승전을 빼앗길까 걱정이 됐던 것은 사실이다. 다행히 서울에서 중요한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할 수 있어 기분 좋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김 의원은 롤드컵 결승전 현장을 직접 방문해 현장의 뜨거운 분위기를 함께 했다고. 주요 관계자들을 위해 따로 마련된 자리가 아닌, 일반 관중석에서 팬들과 함께 현장의 뜨거운 열기를 느꼈다는 것. 김동욱 의원은 "결승전은 팬들 사이에서 지켜봤다. 팬미팅도 가서 봤다. 다른 프로 스포츠의 경우 적자 운영이라고는 해도 굿즈 판매나 음식 판매 등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 많은데 e스포츠는 그런 부분에서 한정적인 것 같아 아쉬웠다. 문체부나 서울시 차원에서 도와줘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김동욱 의원은 e스포츠 및 게임산업 육성이 다른 분야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그는 "서울에서 열리는 e스포츠 대화가 많아지고 더 커지면 서울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늘어나 관광산업이나 요식업까지 함께 발전할 것이다. 미래 먹거리로 적극 육성을 해도 모자란 판에 왜 게임을 안 좋게 보는지 모르겠다. 불필요한 규제가 너무 많다. 시의원으로 일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계속 하고 있는데 들어주는 사람이 없어 아쉽다. 많은 분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동욱 의원은 "서울은 e스포츠를 주도하는 도시이다. 코엑스와 용산에서 스타크래프트 대회가 상시 열리기도 했고, 지금도 LCK는 서울에서 열리지 않나. 그런데 시 차원에서의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세계e스포츠정상회의도 처음에는 서울에서 열렸는데 지금은 부산에 정착됐다. 부산시는 지스타도 꾸준히 개최하고 있고 게임과 e스포츠 육성에 적극적인데 서울시는 미온적이어서 아쉽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울시에는 게임산업을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조차 없었다. '게임산업 육성에 관한 조례'를 마련하고 관련 예산도 늘렸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의원은 서울미래전략통합추진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6개 핵심 분야의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장기적인 발전을 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김동욱 의원은 "위원회에서 관광 분야도 다루고 있는데 게임, e스포츠와 관련이 깊다고 생각한다. 긴 호흡으로 서울시 관광산업과 e스포츠를 함께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의원은 UC 버클리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뒤 서울대학교 대학원 정치학 석사에 이어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에서 공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미국 유학 시절부터 리그오브레전드를 비롯한 다양한 게임을 즐겨온 게임 마니아로, 그런 그가 정계에 입문한 건 게임과 e스포츠 업계 입장에서는 행운이라 할 수 있다. 김 의원은 "유학 시절 같은 한국인 유학생들과 LoL을 같이 하기도 했고 e스포츠 경기도 자주 봤다. 프로스트 팬이었는데 프로스트가 진출한 롤드컵 결승전을 친구들과 함께 보며 아쉬워하기도 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학부 때는 정계 입문보다는 이론적으로 완벽해지고 싶고, 토론에서 논리적으로 상대를 설득하고 싶다는 생각에 정치학을 전공으로 선택했는데 운이 좋게도 시의원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앞으로 서울이 어떻게 나아갈 수 있을지, 게임을 비롯한 신사업 분야에서 초석을 마련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활동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의원은 게임을 질병의 원인으로 규정하는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시도에 대해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 김 의원은 "게임이 사회의 악이라는 낙인을 깨고 싶다. 시의원 임기를 마치더라도 계속 관심을 가질 것이다. 게임때문에 강력 범죄가 생긴다고 주장하는데 절대적일 수는 없다. 2024년에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듣지 않는 분들이 많다. 바로잡기 늦었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 '페이커'가 국회의원이 돼서 말해야 들어줄까 싶기도 하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게임과 e스포츠 산업이 발전하면 같이 발전할 부분이 정말 많다. 게임산업 규제 완화와 환경 개선을 위해 계속 노력하겠지만 결정권자나 관심 있는 시민분들도 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cleanrap@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