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FC' 시리즈는 한국과 인연을 이어온 바 있다. 'FC' 넘버링 시리즈 속 해설 및 패키지 모델, 그리고 게임에 담겼던 한국 국가대표와 K 리그 등으로 말이다. 또한, 많은 한국 이용자의 경우에는 'FC 온라인'을 즐기고 있기도 하다. 오랜만에 'FC' 넘버링 시리즈에 한국어 해설이 포함된 것을 기념해, '피파'로 불리던 시절부터 이어져 온 'FC'와 한국의 인연을 돌아봤다.
▶첫 한국 해설이 등장했던 '피파 2001'
처음으로 'FC' 시리즈에 한국 해설이 등장했던 것은 '피파 2001' 때였다. 주인공은 구수한 입담으로 사랑받던 신문선 해설과 정지원 캐스터였다. 둘의 목소리는 앞서 K리그를 배경으로 한 EA의 축구 게임 'K리그 스타즈 2001'에 처음 담겼고, 정식 넘버링 시리즈인 2001에도 수록됐다.
이듬해 2002에는 중계진이 바뀌었다. 오랫동안 축구 해설가로 활동했던 강신우 해설과 당시 '스타리그' 중계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전용준 캐스터의 목소리가 담겼다. 강신우 해설과 전용준 캐스터는 이후 두 번의 넘버링 시리즈(2003과 2004)와 월드컵 시즌에 나온 '2002 피파 월드컵'까지 총 네 번 'FC' 시리즈의 해설을 맡았다.
2005부터는 비선수 출신 해설로 인기를 모으던 박문성 해설과 다양한 종목의 중계를 맡았던 김동연 캐스터가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은 월드컵 시즌에 출시된 '2006 피파 월드컵'을 포함해 2007까지 'FC' 시리즈의 해설을 담당했고, 이 둘을 끝으로 이번 'FC 24'까지 넘버링 시리즈에는 한국어 해설이 담기지 않았다.
▶안정환부터 김남일까지…기대 모았던 표지 모델들
매해 발매되는 'FC' 시리즈는 해당 연도 표지 모델 역시 팬들의 관심을 끌고는 했다. 한때 EA는 각 지역에 따라 다른 패키지 모델을 내세우기도 했다. 한국에 출시되는 버전의 경우 그에 발맞춰 한국을 대표하는 축구 스타들이 표지 모델로 활약해 왔다.
한국 출시판의 첫 패키지 모델 주인공은 안정환이었다. 당시 부산 대우 로얄즈(現 부산 아이파크) 소속의 안정환은 고종수, 이동국 등과 함께 '트로이카'로 불리며 K리그에 구름 관중을 몰고 다녔다. 이후 2000에는 김병지가, 2001에는 고종수가 표지 모델이었다. 월드컵 기대감이 고조된 시기에 출시된 '피파 2002'에는 당시 국가대표 주장 홍명보가 모델을 맡았고, 월드컵 직후 발매된 2003에는 월드컵에서 활약한 이영표, 김태영 등이 모델로 선정됐다.
이후 '피파 2004' 패키지 모델의 주인공은 설기현이었다. 한글화가 이뤄지지 않았던 '피파 2005'는 한국판에도 해외판의 모델이었던 비에이라, 모리엔테스, 셰우첸코가 담긴 바 있다. 이후 2006에 당시 최고 유망주로 주목받던 박주영이 표지를 장식하며, 한국 선수가 다시 패키지 모델이 됐다. 그리고 '피파 2007'에서의 김남일을 끝으로 한국판만을 위한 별도의 패키지 모델 시대는 막을 내렸다.
한국 선수가 다시 'FC' 시리즈의 표지 모델로 등장한 것은 지난해였다. 'FC 24' 일반판의 모델은 맨체스터 시티의 엘링 홀란이었지만, 얼티밋 에디션의 경우 펠레, 지단, 베컴 등의 레전드 선수와 현역 남자 및 여자 선수들의 3D 모델링이 담겼다. 이들 가운데 손흥민이 자리했다. 손흥민은 'FC' 시리즈 글로벌판 표지에 실린 최초의 한국 선수다.
▶한국 이용자 마음 뺏은 'FC 온라인'
한국에서는 온라인 게임으로 출시된 'FC 온라인'이 큰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다. 2006 독일 월드컵과 함께 흥행에 성공한 '피파 온라인'은 2007년 '피파 온라인 2'가 출시되며 인기몰이를 했다. 그리고 2012년 출시된 '피파 온라인3'부터 넥슨에서 서비스를 시작해 지금의 'FC 온라인'까지 이어지고 있다. 'FC 온라인'은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스포츠 게임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출시된 지 약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10% 내외의 PC방 점유율을 유지 중이다.
'FC 온라인'은 꾸준한 넥스트 필드 패치를 통해 게임 플레이 개선에 힘쓰고 있는 동시에, 최근에는 게임과 연계한 다양한 영상 콘텐츠로 관심을 받고 있다. 무리뉴, 베니테즈, 벤투 등이 출연해 화제를 모은 '명장 로드'를 비롯해 올 시즌 FC 서울로 이적하며 한국 무대를 누비고 있는 제시 린가드 초대석 등의 영상 콘텐츠로 팬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런 꾸준한 인기를 기반으로 'FC 온라인' e스포츠 리그인 eK리그 챔피언십 역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2022년 정식 출범 후 올해로 3년 차를 맞은 eK리그 챔피언십은 매 경기 많은 관중이 현장을 찾으며 인기가 늘어나는 추세다.
▶'FC 25'에서의 한국은?
새롭게 출시될 'FC 25'에는 배성재 캐스터-임형철 해설의 한국어 중계 말고도 한국 관련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이번 'FC 25'에도 한국 국가대표팀은 게임에 수록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피파 2001'부터 지금까지 쭉 포함돼 온 K리그는 이번 'FC 25'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관건은 2부 리그인 K리그 2의 추가 여부다. K리그는 출범 30년을 맞았던 지난 2013년 시즌부터 1, 2부 간 승강제를 실시 중이다. 하지만 그동안 'FC' 시리즈에는 1부 리그만이 포함돼 승강제가 구현되지 않은 바 있다. 지난해 나온 'FC 24'의 경우 출시 전 7월에 K리그 2 추가 소식이 전해졌지만, 출시를 앞두고 목록에서 빠지기도 했다. 그렇기에 이번 'FC 25'에서는 K리그 2를 볼 수 있을지 한국 'FC'팬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신작에 새로운 한국 선수 페이스 스캔이 추가될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 'FC 24'에서는 출시 이후 추가 업데이트까지 겪으며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주요 선수의 얼굴이 구현됐다. FK 츠르베나 즈베즈다 소속으로 챔피언스 리그에서도 존재감을 보였던 황인범, 프리미어 리그 브렌트포드의 김지수 등의 얼굴이 'FC 25'에서 구현될지 지켜볼 일이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