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있는데 되게 빠르게 진행되는 거 같다. 팀원들한테도 도움을 받고 있으며 환영받는다는 느낌이 든다. 가끔은 이게 현실인지 꿈인지 그런 생각이 들 때도 종종 있다." 이번 LCK 서머부터 글로벌 방송 분석 데스크 호스트로 활동 중인 '디곤'의 이야기다.
◆ 처음 제안받았을 때 '쇼킹'이었다.
분석 데스크(Analysis)는 말 그대로 LCK 세트가 끝난 뒤 해설자들이 경기를 분석하는 방송이다. LCK의 전신인 LoL 챔피언스부터 글로벌 중계가 시작됐지만 LCS, LEC와 달리 LCK의 글로벌 방송은 중계가 우선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LCK도 글로벌 방송 분석 데스크 방송을 시작했다. 초창기에는 캐스터인 '울프' 울프 슈뢰더, '아틀러스' 맥스 앤더슨 등이 진행을 맡았지만,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지난해에는 LEC 인터뷰어인 로르 발레(Laure Valée)가 한국으로 와서 진행을 맡았고 올해부터 '디곤'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예전부터 한국서 일하고 싶었던 '디곤'은 LCK 글로벌 중계진 합류를 제안받았을 때 느낌을 묻자 '쇼킹(shocking)'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디곤'은 e스포츠에서 최고가 되고 싶었고 최고가 되기 위해선 한국에서 일해야 한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었지만 막상 제안을 받을 거로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자신감은 갖고 있었다. 그렇지만 사는 곳이 미국 로스엔젤레스이기 때문에 서울로 이사를 해야 했다. 또 새로운 언어에도 적응해야 했다. 세계 최고의 e스포츠 리그의 호스트가 된다는 것이 현실로 다가왔을 때 살짝 부담됐지만 좋았고 감사했다. 지금까지 했던 희생, 노력이 다 좋게 돌아왔다고 생각했다."
◆ 선수들의 인간적인 모습 알려주고파.
'디곤'은 호스트, 기자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 LoL e스포츠에 대해 이야기하는 팟캐스트도 여러 개 만들어서 활동 중이다. LCK 글로벌 호스트인 그는 팬들이 알지 못하는 선수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서양 팬들에게 알려주는 게 목표다.
LCS에서 호스트로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LCK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다. 그는 "LCS의 경우에는 경기 중반 휴식 시간이 길고 다양한 파트 커버가 가능하다. 하지만 LCK는 게임 후 쉬는 시간, 분석 데스크 등 효율적으로 짧게 운영된다. 다양한 시도를 하는 건 LCK보다 LCS가 더 많다. 그래도 재미있고 하이라이트만 커버하는 게 아니라 재미있는 여러 가지 시도를 하려고 한다."
한국에 온 지 한 달 조금 넘은 '디곤'은 친구 집에서 지내면서 방송이 있을 때는 지하철을 타고 롤파크로 출퇴근하고 있다. 작년 LoL 월드 챔피언십 때문에 한국서 한 달 정도 지내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거로 생각했지만 아직은 (한국에서) 제대로 체험을 해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래도 대중교통이 효율적이고 매우 뛰어난 거 같으며 기자일 때는 혼자서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했지만 지금은 뛰어난 팀원이 있기에 그런 부분은 작년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디곤'에게 LCK 글로벌 호스트로서 목표를 물었다. 그는 "LCK가 뛰어난 팀과 선수들이 있지만 해설자, 캐스터들도 월드 클래스다"라며 "거기에 맞는 실력을 갖추고 있기에 그런 부분을 놓치지 않고 다 보여주고 싶다"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