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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4강에 3팀…세계 최강 우뚝 선 한국 'FC 온라인', 그 비결은?

FC 프로 챔피언스 컵 우승에 성공한 WH게이밍(사진 제공=넥슨).
FC 프로 챔피언스 컵 우승에 성공한 WH게이밍(사진 제공=넥슨).
지난 25일 중국 상하이에서 펼쳐졌던 FC 프로 챔피언스 컵서 한국의 WH게이밍이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전에서 태국의 강호인 어드바이스 e스포츠(前 페이즈 클랜)를 제압하고 정상에 선 WH게이밍 뿐 아니라, kt 롤스터와 광동 프릭스도 4강에 진출하면서 준결승 4팀 중 무려 3팀이 한국 팀이었다. 그 정도로 이번 FC 프로 챔피언스 컵에서는 한국 팀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해외팀과 상대 전적 11승 2패…압도적이었던 한국
광동은 이번 대회서 해외팀을 상대로 4승을 기록, 한국팀 중 가장 많이 해외팀을 이긴 팀이 됐다.
광동은 이번 대회서 해외팀을 상대로 4승을 기록, 한국팀 중 가장 많이 해외팀을 이긴 팀이 됐다.
11승 2패. 이번 FC 프로 챔피언스 컵에서 한국을 대표해 출전했던 WH게이밍, kt 롤스터, 광동 프릭스, 젠지e스포츠가 태국, 중국, 베트남의 'FC 온라인' 강팀을 상대로 거둔 전적이다. 2패의 경우 결승까지 올라간 전통의 강자 어드바이스에게 kt와 광동이 기록한 전적이다. 다시 말해, 어드바이스전을 제외한 팀들과의 경기에서 한국 팀들은 단 1패도 허용하지 않은 것이다. 4강에 진출하지 못한 젠지도 한국 팀에게만 두 번 패하면서 대회를 마감했을 정도다.

한국 팀들은 5팀이 출전한 태국을 상대로 7승, 4팀이 출전한 중국을 상대로 3승, 3팀이 출전한 베트남을 상대로 1승씩을 거뒀다. 이렇듯 지역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승리한 결과 WH게이밍과 kt, 광동이 4강에 진출하면서, 4강에 한국 팀이 3팀이 오르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FC 온라인' 국제대회 4강에서 한국 팀이 4강에 3팀 이상 진출한 것은 2022년이 마지막이었다. 지난 2022년 EA챔피언스 컵(現 FC 프로 마스터즈) 서머에서는 광동과 kt(당시 크레이지윈), 대전하나시티즌이 4강에 올랐고, 광동이 kt와 한국 내전 결승을 치른 끝에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나 다시 한번 국제대회 준결승에 한국 3팀이 진출하며, 'FC 온라인' 최강 지역이 한국임을 이번 대회를 통해 재확인할 수 있었다.

▶금지된 '공쪽으로 밀집'과 함께 부활한 공격 축구
단단한 수비로 FC 프로 마스터즈 정상에 섰던 울브즈e스포츠는 이번 FC 프로 챔피언스 컵 패자조에서 탈락했다.
단단한 수비로 FC 프로 마스터즈 정상에 섰던 울브즈e스포츠는 이번 FC 프로 챔피언스 컵 패자조에서 탈락했다.
한국 팀의 FC 프로 챔피언스 컵 호성적에는 '공쪽으로 밀집'이 금지된 영향이 적지 않았다. '공쪽으로 밀집'은 말 그대로 게임 내 선수들을 공 쪽으로 밀집하게 만들어 수비 시에 미드필더 2선과 수비 3선 사이의 간격을 좁게 유지할 수 있는 기능이다. '공쪽으로 밀집'은 키보드 이용자의 경우 F4 키를 한 번 누르는 것으로 쉽게 실행할 수 있다. 하지만 쉬워진 밀집 수비는 자연스럽게 득점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프로 경기까지 이어졌다. 특히 지난 4월 열린 FC 프로 마스터즈 당시 중국의 울브즈 e스포츠는 이를 기반으로 단단한 수비를 구축한 후, 빠르고 간결한 측면 역습을 통해 우승까지 차지한 바 있다. 비단, 지난 FC 프로 마스터즈뿐 아니라, 공격 축구를 즐기는 한국 팀들은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수비를 우선시하는 몇몇 해외팀들에게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공쪽으로 밀집'이 금지된 이번 대회에서 한국 팀들은 파이널 서드에서 패스, 드리블을 다양하게 섞으며 해외팀들의 수비를 흔들었다. 동시에 그동안 단단한 수비를 보여주던 해외팀들은 '공쪽으로 밀집' 없이 커서를 바꾸며 하는 수비에 애를 먹는 모습을 드러냈다. '접접', 'TD킨', '마이클04' 등의 선수로 구성돼 해외팀 중 가장 공격적인 축구를 선호하던 어드바이스가 그 어느 때보다 파괴적인 경기력을 뽐냈던 것도 '공쪽으로 밀집' 금지가 크게 작용했던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다득점자에게 유리한 eK리그 챔피언십의 방식 또한 한몫
eK리그 챔피언십.
eK리그 챔피언십.
또한, 국내 리그인 eK리그 챔피언십의 존재 역시 무시할 수 없다. eK리그 챔피언십은 그동안 공격적인 축구를 지향하는 룰을 도입해 왔다. 이렇다 보니 국내리그를 뛰는 팀들은 공격 축구를 구사하며 이에 적응할 수밖에 없었다. 1라운드 팀전, 2라운드 개인전이 혼합된 방식으로 치러지는 eK리그 챔피언십은 2라운드 개인전 결과에 따라 팀전 플레이오프 순위가 확정된다. 그만큼 2라운드 결과가 중요하다.

2라운드에 진출자는 1라운드 성적으로 가리는데, (누적 득점 X 1.5 - 누적 실점)/경기 수의 계산법으로 개인전 진출 포인트를 산정한다. 다시 말해 경기에 이기는 것보다 많은 골을 넣는 게 중요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24 eK리그 챔피언십 시즌 2 1라운드 순위를 보면 kt가 승점 35점으로 1위를 기록했지만, 진출 포인트에 따라 kt에서는 곽준혁, 박찬화 2명 만이 개인전에 진출했다. 반면, 그보다 낮은 4위 WH게이밍은 이원주, 이상민, 김선우 3명이 개인전에 이름을 올렸다.

이렇듯 eK리그 챔피언십은 매 시즌 더 많은 득점을 위한 룰 개정에 적극적이었다. 올해 시즌 1에는 '뉴 택틱' 패치 후 도래한 수비 메타 완화를 위해 개막 첫 주에 과감히 개인 전술에서 '항상 수비 지원' 설정을 금지했다. 이에 더해 수비 스타일에서 '후퇴'를 금지했고, 수비 전술에서 '스트라이커 자기 진영 복귀'까지 금지하며 이른바 '텐백' 수비를 견제하기 위한 규칙을 도입했다. 또한, FC 프로 챔피언스 컵에서 '공쪽으로 밀집'이 금지되자, 이에 발맞춰 지난 시즌 2 개인전을 앞두고 '공쪽으로 밀집'을 리그에서 없애며 국제대회를 위한 발 빠른 대응을 보여준 바 있다. 이를 통해 한국 팀들은 공격 축구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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