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e스포츠에는 각 시대를 풍미한 스타들이 존재한다. 이영호(T)와 이제동, 송병구, 김택용은 2000년대 중반부터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마지막까지 최강의 자리에 군림했고 '택뱅리쌍'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많은 팬의 사랑을 받았다. 이번 SSL에는 대회에 참가하지 않은 이영호를 제외한 '택뱅리'가 7년 만에 동시에 16강에 이름을 올리며 올드팬의 향수를 자극하고 있다.
'택뱅리'가 마지막으로 함께 16강에 진출했던 시즌은 2017년 열린 ASL 시즌 4였다. 시즌 4를 끝으로 김택용은 군 공백기를 맞게 됐다. 김택용은 전역 후 꾸준히 16강에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이제동 역시 군에 입대했고 송병구는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택뱅리'는 좀처럼 16강에서 뭉치지 못했다. 그러나 리브랜딩 후 처음 치러지는 이번 시즌 무려 7년 만에 김택용과 송병구, 이제동이 16강에 진출한 것이다.
지난달 27일 24강 B조 경기에 출전한 김택용은 최근 상대 전적에서 4연승을 기록 중이던 최호선(T)을 꺾은 데 이어, 승자전서 변현제(P)를 물리치며 16강에 진출했다. 3일에는 이제동이 최종전까지 가는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이영한(Z)만 두 번 잡으며 16강에 합류했다. 그리고 마지막 F조에서 송병구가 전성기 못지않은 테란전을 뽐내면서 박성균, 정영재를 연파하고 16강에 올랐다.
이제 관심은 세 명의 16강 성적에 쏠리고 있다. 6시즌 연속 16강에 오른 김택용의 경우 최근 5번의 시즌에서 4강 1회, 8강 2회, 16강 2회를 기록했고, 최근 3번의 시즌에서는 연이은 16강 탈락 후 8강에 진출했다. 이제동은 3시즌, 송병구는 6시즌 만에 16강에 진출했고, 둘의 마지막 16강 통과는 지난해(이제동 시즌 15 8강)와 4년 전(송병구 시즌 9 8강)이다.
스타크래프트 e스포츠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김택용, 이제동, 송병구가 오랜만에 16강에서 뭉친 이번 SSL서 어떤 최종 성적을 남길지 관심이 모아진다.
강윤식 기자 (skywalker@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