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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무책임한 박지수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KT 롤스터 박지수가 지난 28일 깜짝 은퇴를 선언했다. 개인적인 사유가 있다지만 공식적으로는 밝혀진 바 없고 몇 가지 추측만이 난무한 상황에서 일단 박지수는 모든 리그에 불참을 선언하고 프로게이머 신분을 버렸다.

박지수가 프로게이머를 그만둔 이유에 대해서는 본인의 말을 들어봐야 확실하겠지만 리그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은퇴를 선언해야만 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박지수의 은퇴가 발표된 날 MBC게임은 난리가 났다. 피디팝 MSL 32강전을 이틀 앞둔 상황에서 은퇴함으로써 박지수가 속한 조의 선수들에 대한, 아니 리그 전체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지수는 지난 빅파일 MSL에서 8강에 진출하면서 시드를 받았다. 이영호에게 8강에서 0대3으로 패하긴 했지만 시드자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도 참가하게 됐다. 다른 선수도 아닌 시드 배정자가 갑자기 은퇴하게 되면서 MSL을 주최하는 MBC게임은 긴급 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에 고심했다.

결국 MBC게임은 박지수를 제외한 3명으로 30일 경기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박지수가 자동으로 부전패가 되면서 화승 김태균이 승자전에 진출하고 2경기로 예정된 폭스 전상욱과 하이트 김상욱 경기의 패자는 패자전에서 부전승이 인정되어 최종전에서 승자전 패자와 경기한다. 다섯 경기로 진행되는 듀얼토너먼트 방식의 절반이 날아가면서 세 경기만으로 F조가 정리되는 상황이다.

이쯤에서 박지수의 은퇴 시점에 대한 의문이 고개를 쳐든다. MSL 32강전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박지수가 몰랐을 리 없다. 경기를 이틀 앞둔 28일에 은퇴를 선언해야 했을까. 팀에 대해 불만이 있든, e스포츠 업계에 불만이 있든, 아무리 개인적으로 중차대한 이유가 있든 프로게이머에게 주어진 리그에 대한 소임은 다하고 가야 하지 않을까.

게다가 MSL은 박지수가 '정복자'라는 타이틀을 얻은 무대다. 아레나 MSL에서 팀 동료 이제동을 3대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키면서 박지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고 한 사이트에서 개인 커뮤니티가 만들어질 정도로 유명세를 탔다. 그만큼 박지수를 사랑한 팬들이 많았고 성적이 나지 않아도 기다려줬다는 사실을 박지수는 간과했다.

박지수가 MSL을 앞두고 은퇴하면서 리그의 권위는 떨어졌다. MSL이 권위를 세우는데 공을 세웠던 한 명이 박지수라는 점에서 무책임한 선택에 대한 책임을 피하기는 어렵다.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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