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롤스터 주성욱이 2014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한국에서 치러진 대회를 석권하면서 최강 프로토스임을 증명했다. 주성욱은 KeSPA컵에서 프로토스를 연달아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이하 WCS) 포인트 랭킹 2위에 오르는 등 물 오른 실력을 과시했다. 주성욱은 “남은 WCS GSL 시즌3에서도 우승을 차지해 자신이 최강임을 증명하겠다”며 각오를 전했다.

Q KeSPA컵 우승을 차지했다. 기분이 어떤가.
A 동족전만 다 이기고 우승한 것도 처음인 듯싶다. 그래도 프로토스전만 했다고 비난하지 않고 좋게 봐주셔서 너무나 감사 드린다. KeSPA컵 스타크래프트2 초대 챔피언이 돼 정말 기분이 좋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다면.
A (김)준호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8강에서 (김)유진이이에게 이긴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대역전극이었기 때문에 힘들게 경기해 그런 것 같다.

Q 계속 프로토스전을 치러 전략 노출이 돼 부담스러웠을 것 같다.
A 그렇게 생각하면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나는 프로토스전을 계속 연습한 것 아닌가. 내가 유리한 점도 있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전략적인 것에 기대는 선수였다면 불리했겠지만 지금까지 경기들이 상대 전략을 막는 양상이었기 때문에 전략 노출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Q 1세트에서 패했다.
A 1세트에서 (김)준호가 미세하게 준비를 정말 잘했다는 것이 느껴지더라. 하루 만에 진짜 최고의 컨디션으로 끌어 올리고 왔다는 생각이 들어 긴장했다. 다행히 2세트에서 평소에 자주 쓰지 않던 예언자를 사용하면서 (김)준호가 혼란스러워해 기세가 나에게 온 것 같다.

Q 준비를 잘 해왔는지 궁금하다.
A 친하지도 않았지만 연습을 도와달라고 부탁까지 했을 정도다. 남기웅 선수가 조성호 선수에게 부탁해 연습을 했다. 또한 CJ 프로토스 선수들도 강하지만 (김)대엽이가 정말 많이 도와줘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김)주열이도 많이 도와줬다. 모두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Q 전진 관문 전략을 사용했다.
A (김)준호도 내 스타일이 뻔하다고 했지만 나도 (김)준호 스타일을 잘 알고 있었다. 평소 전진 관문 정찰을 안 하더라. 생각해 보니 군단의 심장으로 온 뒤 전진 관문 전략을 한 번도 하지 않았고 쓰면 필살 전략이 될 것이라 생각해 4세트에 사용한 것이다.

Q 4세트에서 숨막히는 접전이 펼쳐졌다.
A 파수기를 무조건 한 기 생산해야겠다는 생각에 광물이 5가 부족하더라. 그래서 무작정 탐사정을 본진으로 올려 보냈다. 광전사가 달라 붙지 못하게 추적자가 도망가지 못하게끔 뒤에 역장을 쓴 것이다. 보는 사람들은 실수 했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Q 상금은 어디에 사용할 생각인가.
A 올해 말고는 상금으로 저축한 적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저축할 생각이다. WCS GSL 우승하고 동료들에게 쐈는데 왜 짠돌이라고 소문이 났는지 모르겠다(웃음). 예전에는 사실 짠돌이었던 것이 맞는데 요즘은 주머니가 넉넉해져서 잘 쏘는 편이다(웃음). 짠돌이는 아니다(웃음).

Q 한국에서 열리는 단기 토너먼트에 강한 것 같다.
A 솔직히 해외 대회에서 기회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성적을 내지 못했을 뿐이다. 국내에서 우승하는 것이 더 힘들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뜻 깊다. 해외 대회에서도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테니 지켜봐 주시기 바란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4일 동안 팬들, 선수들 등 모두 정말 많이 고생하셨다. 누구 하나 빼놓을 것 없이 힘들었을 것 같은데 ‘특급 칭찬’ 해드리고 싶다(웃음). 그리고 아직 재계약 협상 중인데 지금도 잘 챙겨주시고 있지만 오늘 우승으로 더 예쁘게 봐주실 것이라 기대 한다(웃음). 경기를 잘 챙겨주신 코칭 스태프에게도 감사 드린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연습을 도와준 선수들이 가장 고생했다. 남기웅, 조성호 선수에게 고맙고 (이)영호와 나 때문에 계속 (김)대엽이가 연습해 주느라 고생을 많이 했는데 먹고 싶은 것 다 사줄테니 말만 해라(웃음).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