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엔투스 김준호가 프로토스로써는 처음으로 4강 진출에 성공하며 종족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김준호는 김민철을 맞아 2대0으로 앞서다가 2대2까지 추격 당하며 좋지 않은 상황에 놓였지만 5세트 위기 상황을 교전으로 역전하면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Q 역전패 당할뻔한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다. 기분이 어떤가.
A 발에 쥐가 날 정도로 난투극을 펼쳤다. 정말 힘들었다. 2세트까지만 하더라도 오늘 처음으로 3대0으로 승리하겠다고 생각했는데 5세트 '조난지'에서 모든 공격이 막힌 뒤 가슴이 철렁했다. 그래도 이겨서 천만 다행이다.

Q 1, 2세트에서 손쉽게 승리를 따낸 뒤 3세트부터 좋지 않은 상황이 계속 나왔다.
A 원래는 저그가 황금 광물 지대에 확장 기지를 가져가면 분명히 대처 방법이 있었는데 정말 아쉽다.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 마음과 손이 다르게 움직이더라. 처음 겪는 일이었다(웃음).

Q 4강과 결승전에서 저그와 만날 수도 있다.
A 아마도 (한)지원이가 4강에 올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지원이는 같은 팀이 아니라도 붙고 싶은 상대는 아니다. 4강 고비만 넘으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박령우, 이승현보다는 한지원이 상대하기 더 까다롭다.

Q '조난지'에서 진 경기 아닌가.
A 사실 김민철 선수가 이긴 경기다. 그런데 다행히 (김)민철이형이 공격력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았고 나 역시 무아지경으로 하다가 이긴 것 같다. 어떻게든 교전에서 이겨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Q 4강에서 팀킬을 할 수도 있다.
A 앞만 보고 달리기 때문에 4강 상대는 나중에 생각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막상 경기가 끝나고 나니 다음 상대가 (한)지원이더라. 암울하다(웃음). 이 경기력으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다.

Q 한지원이 이승현보다 상대하기 까다롭다고 했다.
A 저그는 탄탄한 운영이 기본적으로 받쳐줘야 하는데 그 점에서는 (한)지원이가 저그 중 최고인 것 같다. 파고들 약점이 없다. 심리전을 걸어도 잘 안 넘어어 온다. 어떻게 상대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것 같다. 만약 김명식이 올라오면 '쌩큐'다. 최근 프로토스전에 자신 있기 때문에 자신 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오늘 정말 부끄러운 경기력이었다. 오늘 왜 이렇게 됐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내일은 더 나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