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엔투스 김준호가 숱한 좌절을 딛고 한국에서 열린 개인리그에서 마침내 우승했다.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에서 위메이드 폭스 시절 저그로 플레이하던 김준호는 스타크래프트2로 넘어오면서 프로토스로 종족을 바꿨고 엄청난 실력을 과시하면서 한국e스포츠협회 소속 선수 중에서 낭중지추로 꼽혔지만 국내 개인리그와는 인연이 없었다. 외국에서 열린 투어 대회인 IEM에서는 세 번이나 지역 대회를 석권했지만 국내에서는 결승조차 몇 번 오르지 못하면서 'IEM 전용'이라는 비판도 들었다.

김준호는 2015 시즌 KeSPA컵 시즌1에서 정상에 오르면서 국내 개인리그에서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하면서 오명을 벗어 던졌다. 김준호는 "오만가지 생각이 다 떠오른다"며 "징크스를 떨쳐냈으니 앞으로 더 많은 대회에서 정상에 서고 싶다"고 말했다.

Q 국내 개인리그 첫 우승이다. 소감은.
A 오만가지 생각들이 다 난다. 환희와 기쁨을 비롯해 좌절했던 생각들까지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내가 세웠던 목표를 오늘 이뤄서 정말 기쁘다. 팀 동료 한지원을 4강에서 이기고 올라갔기에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우승해서 그나마 괜찮아졌다. 앞으로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해서 나가겠다. 자만하지 않겠다. 팬들의 응원 부탁드린다.

Q IEM에서 우승할 때와 기분이 다른가.
A 그 땐 신난다는 생각만 들었는데 이번 KeSPA컵 우승은 뭉클함이 있다. 국내에서 우승을 못해서 팬들에게 미안했다. 우승이 확정되고 난 뒤 연습을 도와준 동료들과 묵묵히 지원해준 가족들이 더 생각났다. 극적으로 우승해 더 그런 것 같다.

Q 세트 스코어 2대0으로 앞섰을 때 우승 생각이 났을텐데.
A 세리머니 생각이 살짝 들었는데 코칭스태프들과 한지원이 마음을 다잡게 했다.

Q 오늘 위기의 순간은.
A 6세트에서 패했을 때다. 우승을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뭔가 확 와닿았다. 그래서 더 집중하려 했고 혼자 있으려고 했다.

Q 6세트 패인은 무엇인가.
A 실수가 많았다. 1차로 병력 생산이 잘 되지 않았고 2차는 적의 움직임을 포착하지 못해서 좋지 않은 자리에서 싸움을 했다. 그림을 잘 만들어놓고 이기지 못했다.

Q 저그전을 10번 했는데 거신을 한 번도 뽑지 않았다.
A 저그의 군단숙주 패치로 인해 거신을 뽑을 이유가 사라졌다. 거신을 뽑으면 투자가 많아지기에 저그의 타이밍 러시를 막기 더 힘들다. 개인 취향에 따라 쓰는 선수도 있지만 나는 쓰지 않고 있다.

Q 우승 상금은 어디에 쓸 예정인가.
A 재테크를 할 생각이고 고마운 분들에게 쓸 예정이다. 우승의 값어치가 중요하기에 쓰는 것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

Q 본인이 세계 최고의 프로토스라고 생각하나.
A 그렇다. 지금 프로토스 중에는 최고인 것 같다. 원래 테란전은 잘했고 이번 대회를 통해 프로토스전과 저그전도 극복했다. 이제 탄탄대로가 열릴 것 같다.

Q 첫 우승을 통해 목표가 더 높아졌을 것 같다. 양대 개인 리그 모두 올라있다.
A 양대 개인리그 우승을 목표로 달려야 할 것 같다.

Q 2015년 대회 중 몇 번의 우승을 더 할 것 같은가.
A 해봐야 알겠지만 자만하지만 않는다면 더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

Q 더 하고 싶은 말은.
A 현장에는 오지 않으시지만 집에서 노심초사 지켜봐주시는 가족들 고맙다. 앞으로도 이런 장한 아들이 되겠다. 팀에서 응원해주는 팀 동료들 고맙고 현장에서 항상 챙겨주시는 감독님과 코치님 감사드린다. 오늘 맞대결을 했는데 도와준 한지원도 고맙다. 안좋은 경기를 보일 때도 한결같이 응원해주시는 팬들께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자만하지 않고 더 큰 목표 세워서 노력하겠다. 지금처럼 항상 응원부탁드린다. 감사하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