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 전 마지막 불꽃을 '활활' 태우는 것처럼 보였다. 이원표가 16강 죽음의 C조에서 난적 한지원과 김준호를 제압하고 8강 진출에 성공하며 '미친 포스'를 보여줬다. 스스로도 죽음의 조에서 1위로 탈출한 것이 자랑스러운 듯 이원표는 인터뷰 내내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이원표는 "이왕 8강에 간 것 이번에는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고 싶다"며 "크게 사고 한번 쳐보겠다"고 말하며 욕심을 드러냈다.

Q 죽음의 조에서 가장 먼저 탈출했다. 기분이 어떤가.
A 오늘 사실 기대를 많이 안했다. 같은 조에 강한 선수들이 정말 많았기 때문에 힘들 것이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승리해 정말 기분 좋다. 무엇보다도 문규리 아나운서와 두 번 이상 인터뷰 한 것이 가장 기쁘다(웃음).

Q 스베누 창단 효과는 김명식에게 이어 이원표에게 넘어간 것 같다.
A 프로리그에 대한 준비도 열심히 했고 개인리그는 혼자 고민과 연구를 많이 했다. 사실 내가 올라가는 시나리오가 몇 개 있었는데 그중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대로 흘러갔다.

Q 승부사 기질이 엿보인 경기들이 많았다.
A 올인 공격을 좋아하는 이미지가 있고 그것을 이용한다면 내가 죽음의 조를 뚫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한지원과 1세트는 장기전을 펼친 끝에 이길 수 있었던 것 같다. 모든 경기에서 내 이미지 덕분에 심리전에서 앞설 수 있었다.

Q 1세트에서는 한지원에게 역전승을 거뒀다.
A 나보다 (한)지원이가 바퀴 움직임이 더 좋은 것 같더라. 그래서 위축이 많이 됐는데 저그전은 바퀴 싸움을 할 때 견제하는 쪽에서 빼놓은 바퀴만큼 순간 밀릴 수 있다. 그래서 상대가 견제하는 것을 보고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공격한 것이 잘 통했던 것 같다.

Q 8강에서 이병렬과 맞대결을
A 승률 4할인 내가 저그는 다 똑같다는 이야기를 하면 한심하게 들릴 수 있을 것 같아 도발은 못하겠다(웃음). 그래도 동족전은 5대5 아닌가. 개인적으로 가장 무서운 프로토스가 김준호, 원이삭이었는데 두 명을 피했기 때문에 충분히 할만하다고 생각한다.

Q 이번 시즌 목표가 수정됐을 것 같다.
A 이제는 정말 욕심이 난다. 8강에 가고 나니 이번 시즌에는 크게 사고 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군단의 심장'에서 처음으로 8강에 가게 됐기 때문에 절대 떨어지고 싶지 않다. 개인적인 욕심이 있다면 프로리그와 개인리그에서 모두 좋은 모습을 보이는 선수가 되고 싶다. 오늘 (박)수호형 생일인데 내가 올라가게 돼 인터뷰에서 생일 축하를 해줄 수 있게 돼 기분 좋다. (박)수호형! 생일 축하해!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