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롤스터가 지옥에서 살아 돌아왔다. 롱주IM과의 경기에서 1세트를 허무하게 내준 뒤 2세트에서도 크게 앞서고 있었지만 3개의 억제기를 모두 파괴당하며 패색이 짙었다. 슈퍼 미니언이 성난 파도처럼 밀려왔고 쌍둥이 포탑까지 깨지면서 넥서스가 직접 공격을 받기도 했다. 위기의 상황에서 KT 선수들은 '일단 막고 보자'라며 버텼고 두 번이나 상대의 공격을 저지한 끝에 기적과 같은 역전승을 따냈다.

3세트에서도 KT는 초반에 킬 스코어에서 1대3으로 끌려 가면서 기적의 불씨가 사라지는 듯했지만 드래곤 지역 전투에서 승리하면서 결국에는 롱주IM에게 패승승을 따내면서 승리했다.

두 세트 모두 MVP를 받은 '나그네' 김상문은 "어떻게 이겼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접전이었고 정신 없이 경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Q 이긴 소감은.
A 정말 어렵게 이겼다. 연습 때보다 훨씬 못했다. 2세트에서 3개의 억제기가 파괴됐을 때 지는 줄 알았다. 어떻게 이겼는지 정말 모르겠다.

Q 최고 명경기로 꼽힐만했다.
A 3개의 억제기가 파괴됐을 때 최선을 다해 막았다. 롱주IM이 적극적으로 포탑을 파괴하지 않아서 살았다. 만약 상대가 백도어 플레이를 할 수도 있어 본진 밖으로는 나갈 엄두도 나지 않았다. 그나마 백도어가 오지 않아 다행이었다.

Q 마지막에 내셔 남작을 두드리던 롱주IM 선수들을 잡았을 때의 느낌은.
A 내셔 남작을 공격하던 상대 선수들의 뒤를 잡을 때 나는 별로 한 것이 없었다. '상대 팀이 이걸 왜 칠까'라는 생각만 했고 여세를 몰아 넥서스까지 깼을 때는 정말 기뻤다.

Q 3세트에서 베인을 금지한 이유는.
A '로어' 오장원 선수의 베인이 대단하더라. '프로즌' 김태일의 바루스와 함께 시너지가 나더라. 베인을 잡아도 바루스가 때리고 바루스를 잡으려고 하면 베인이 때려서 하나는 금지시켜야겠다고 의견이 모아졌다.

Q 김태일과 솔로킬을 주고 받았다.
A 연습 때에는 카시오페아와 아지르 구도에서 내가 솔로킬을 자주 따냈다. 그런데 3세트 초반에는 상대 정글러가 보이지 않아서 두리번 거리다가 김태일에게 당했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고 나서 치고 나가면 내가 압박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솔로킬을 갚아줬다.

Q 3세트에서는 누가 오더를 했나.
A 한 선수를 찍어서 이야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의견이 오갔다. 2세트에서 이긴 뒤에는 3세트를 꼭 이기자면서 대화가 많아졌다.

Q 눈물을 보인 팬들도 있었다.
A 다음에는 이런 경기 말고 시원한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