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3일 미국 애너하임 블리즈컨 특설 무대에서 열리는 스타크래프트:리마스터 쇼매치인 KSL VS ASL에 출전하는 KSL 대표 김성현과 ASL 대표 정윤종이 대회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김성현과 정윤종은 "각자의 리그를 우승한 선수 자격으로 출전하는 만큼 대표 선수의 마음으로 임하겠다"면서 "스타크래프트가 한국에서는 여전히 인기를 얻고 있지만 외국 팬들에게는 낯선 게임일 수 있는데 재미를 선서하겠다"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다음은 김성현과 정윤종의 합동 인터뷰.
Q 블리즈컨에서 쇼매치를 치르는 소감부터 알려달라.
A 김성현=게이머 생활을 10년 가까이 하고 있는데 블리즈컨 무대에 서는 것은 처음이다. 초청됐다는 사실 자체가 설렌다. 외국에서 게임하는 일이 흔치 않기에 정말 기대된다.
A 정윤종=스타크래프트2로 선수 생활을 할 때 블리즈컨에 가본 적이 있다. 외국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한 마지막 무대가 블리즈컨이었다. 원래 '택뱅리쌍' 선배들이 주로 초청됐는데 이번에는 KSL과 ASL의 우승자 자격으로 출전하는 것이라 뿌듯하다. 블리즈컨이 블리자드 게임을 좋아하는 선수들과 팬들의 축제인만큼 나도 즐기다가 오겠다.
Q 최근에 대회에서 만난 적이 없다.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 달라. 장점 중심으로.
A 정윤종=내가 먼저 말하겠다. 김성현은 한 마디로 기계다. 알파고라는 별명도 있지만 경기하는 것을 보면 감정이 없는 것 같다. 솔직히 게임을 하다 보면 감정에 기복이 생기기 마련인데 경기 내내 한결같다. 침착한 건지 감정이 없는 건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흔들림이 없기에 휘둘리지도 않는다.
A 김성현=정윤종은 스타일이 다양한 것이 장점인데 특히 테란전을 상대로는 여러가지 전략과 타이밍을 갖고 있다. 초중후반에 모두 강한 선수이기 때문에 테란들이 정말 까다로워하는 선수다.
Q KSL 시즌1 16강에서 A조에 편성됐는데 만나지는 못했다.
A 정윤종=나는 첫 경기에서 이기면서 승자전에 올라갔고 김성현이 올라올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변현제에게 완패하면서 패자전으로 내려가더라. 내가 승자전에서 이기면서 만날 기회가 없어졌는데 그 뒤로 김성현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다.
A 김성현=얼마 전에 정윤종이 KSL 시즌2에서 이재호를 상대하는 모습을 봤는데 경기력이 정말 좋더라. 내 프로토스전 능력이 조금 나아졌다고 생각은 하지만 정윤종을 만난다면 이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내가 KSL 초반에는 프로토스 선수들을 잡아내면서 살아 났지만 4강과 결승에서는 저그를 주로 상대했다. 그렇기에 프로토스전에 대해서는 검증할 것이 남아 있다.
Q 미국에서 열리는 블리즈컨에 가면 해보고 싶은 것이 있나.
A 김성현=팀에 소속되어 있을 때 미국에서 열린 메이저 리그 게이밍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에 간 적이 있는데 그 때 편의점에서 돈을 뜯길 뻔한 기억이 난다. 블리즈컨에는 처음으로 가는데 이번에는 항상 돈 조심을 하면서 블리즈컨이라는 행사 전체를 즐겨보고 싶다.
A 정윤종=미국은 한국과는 팬들의 응원 문화가 다른 것 같다. 파이팅이 넘친다고 해야 할까, 무언가 다르다. 그 느낌을 오랜 만에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고 스타크래프트2에서 같이 활동하던 선수들이 이미 출국해 있는데 그 선수들을 만나고 싶다.
Q 누가 이길 것 같은가.
A 김성현=이번 쇼 매치에 쓰이는 맵이 '글래디에이터', '서킷브레이커', '제3세계', '스파클', '로드킬'로 알고 있다. 테란과 프로토스가 좋아하는 맵들을 적절하게 섞은 것 같다.
A 정윤종=맵을 외우고 있는 것을 보니 김성현이 벌써 연구에 들어간 것 같고 김성현이 이길 것 같다(웃음). 프로토스가 종족 상성에서 앞선다고는 하지만 맵을 보니 테란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Q 쇼매치인 만큼 특이한 플레이를 보여줄 수도 있을 것 같다. 도발을 해본다면.
A 김성현=이벤트전이긴 하지만 이기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런 플레이를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승리가 확정됐을 때 전진 커맨드 센터 같은 플레이를 해보고 싶기는 하다(웃음).
A 정윤종=만약 마패 커맨드가 들어온다면 다크 아콘으로 건물 짓는 SCV를 빼앗아서 테테전을 해보고 싶다(웃음).
Q 서로의 스타일에 대해 어떻게 파악하고 있나.
A 정윤종=스타크래프트가 오래된 게임이다 보니 모든 선수들이 모든 플레이를 할 줄 안다. 그렇지만 김성현이나 나나 운영 쪽에 치우친 선수들이라고 생각한다.
A 김성현=맵을 보니 초반에 끝내기는 어려울 것 같다. 대부분 중후반전으로 흘러갈 공산이 크다. 이벤트전이다 보니까 접전이 일어나면 좋을 것 같다.
Q 우승하고 난 뒤 가진 인터뷰에서 쓴 소리를 한 적이 있다.
A 김성현=선수들은 모든 대회에 나갈 때 이기고 싶어서 정말 열심히 준비한다. 하지만 댓글의 반응을 보면 '테란이 사기라서 이겼네'라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그런 반응이 돌아오면 선수들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힘이 쭉 빠진다. 선수들의 노력을 인정해주는 댓글 문화가 형성됐으면 좋겠다.
Q '택뱅리쌍'에서 김성현과 정윤종으로 세대 교체가 되고 있는 것 같다. 본인들도 느끼고 있나.
A 정윤종='택뱅리쌍' 선배들이 군에 가야 하는 나이여서 자연스레 세대 교체가 이뤄지고 있는 것 같다. 우리에게도 주도권이 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했는데 책임감이 크다.
A 김성현=선수 생활을 하는 동안 우승을 한 번 해보고 싶었는데 KSL이 생긴 첫 시즌에 우승을 하게 됐다. 갑작스럽기도 했지만 이 분위기를 이어가서 주목 받는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
Q 블리즈컨에 임하는 각오를 말해 달라.
A 정윤종=얼마 전에 아프리카TV 서수길 대표님을 만났는데 ASL 대표로 나가는 거니까 꼭 이기고 돌아 오라고 응원을 해 주셨다. 이벤트 전이지만 승패는 나뉜다. 꼭 이기도록 하겠다. 스타크래프트가 한국에서만 인기가 있는데 외국 팬들에게도 이 게임의 재미를 전해주고 오겠다.
A 김성현=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블리즈컨에 나가는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KSL 대표라는 타이틀도 붙었다. 좋은 경기를 펼치는 것을 물론이고 치고 받는 재미난 싸움을 보여드리고 싶다. 이기는 기쁨까지 얻는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지더라도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