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많이 부담됐나봐요. 그래도 프로게이머할 정도의 실력은 안되요."
SK텔레콤 T1 정명훈이 마이스타리그에 도전했지만 탈락의 아픔을 겪은 동생 정경린을 위로했다.
정명훈은 10일과 11일 경기도 가평으로 워크숍을 떠나 있는 동안 동생의 마이스타리그 탈락 소식을 전해 들었다. 정명훈은 한 편으로는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한 편으로는 가슴을 쓸어 내렸다. 형과 동생 모두 프로게이머의 세계에 입성하는 일은 막고 싶었던 모양이다.
정명훈의 동생 정경린은 지난 10일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린 마이스타리그에 참가했다. 스타리그 우승자인 정명훈의 동생이 참여한다는 소식은 온게임넷에 퍼졌고 보도 자료에도 이 내용이 들어가며 관심을 끌었다.
정명훈은 동생에 대해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마이스타리그를 통과할 정도의 실력은 되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가끔 고향인 부산에 내려가면 동생과 스타크래프트를 즐긴다는 정명훈은 "동생이 테란을 주종족으로 하는데 손은 정말 빠르지만 대회에서 입상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정명훈은 또 "만약 마이스타리그 예선을 통과하더라도 집안에 근심이 생길 것 같다"고 털어 놓았다. 동생이 인문계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어 부모님이 대학 진학을 원하는 상황인데 마이스타리그에서 승승장구할 경우 프로게이머를 하겠다고 진로를 변경할 수도 있다는 우려였다. 형인 정명훈이 프로게이머로 활동하고 있는 것은 부모님이 걱정하지 않지만 형제가 같은 길을 걷는 것은 걱정이 두 배 이상이라는 것이 정명훈의 설명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정명훈의 동생은 128강에서 탈락했다. 한 번만 더 이길 경우 3전2선승제 승부를 펼칠 수 있었으나 기회를 얻지 못했다.
정명훈은 "동생이 열심히 준비했을텐데 떨어져서 아쉽다. 2년 남은 대학 입시를 잘 준비해서 동생이 원하는 대학과 학과에 입학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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