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연전방식으로 진행되는 위너스리그는 1대1 형식으로 진행된 프로리그보다 선수들의 승부욕을 자극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한 번 이기면 다음 경기에도 또 나설 수 있기 때문에 이기겠다고 달려드는 선수들이 많기도 하고 지고 있는 쪽에서도 다음 주자를 위해 힘을 빼놓으려고 GG를 치지 않는 성향이 보이기도 하죠.
이로 인해 위너스리그는 경기 시간이 길어지기 일쑤인데요. A팀의 사무국 직원이 장기전으로 인해 피해를 본 케이스입니다. 장기전을 자주 치르는 것으로 유명한 A팀은 경기 시간이 평균 4시간에 육박합니다. 최종전까지 가는 일도 많고 일꾼이 다 잡히기 전까지는 항복하지 않는 '끈기'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얼마전 A팀의 경기를 지켜보던 한 사무국 직원은 특이한 징크스를 만들었습니다. 소속 선수의 경기를 지켜보다가 생리 현상이 발생해 화장실에 다녀왔더니 경기가 끝나 있었던 거죠. 게다가 소속 선수가 패했기에 이 직원은 화장실에 가지 않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경기가 서서히 장기전으로 흘러가면서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치고받는 난타전이 계속됐고 밀고 밀리는 접전이 치러지면서 속이 탔기에 음료수로 진정시키다 보니 화장실이 부르기 시작했던 거죠. 아직 이기려면 두 세트가 더 남았지만 화장실에 가고 싶은 욕구는 머리 끝까지 올라왔고 오장육부가 뒤틀리는 상황에 치달았습니다. 게다가 다음 경기는 가장 장기전에 자주 나오는 테란과 테란의 경기로 매치업이 형성되면서 고민이 심화됐습니다.
주위에서는 경기 시작하기 전에 다녀오라는 조언을 하기도 했지만 이 직원은 "그러다가 치즈 러시나 벌처 견제에 경기가 끝날 수도 있다"면서 대기실에 앉아서 참아내는 끈기를 보였습니다. 결국 팀은 승리했고 시원하게 '볼 일'을 볼 수 있었답니다.
위너스리그를 관전할 때에는 징크스를 만들지 말아야 겠네요. 엉뚱한 징크스를 만들었다가는 오줌보가 터져 나갈 수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