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 스타리그 2010 결승전을 앞두고 선수들의 출사표를 듣는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린다. 오는 26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에서 열리는 박카스 스타리그 2010 결승전 미디어 데이 행사에는 삼성전자 칸 송병구와 SK텔레콤 T1 정명훈 등 스타리그 결승전 진출자와 양 선수를 지도하는 삼성전자 김가을, SK텔레콤 박용운 감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미디어 데이는 개인리그 사상 처음으로 진행된다. 스타크래프트 개인리그가 10년 동안 진행되어 오는 동안 미디어 데이가 처음 열린다는 사실이 생소하게 다가온다. 임요환, 홍진호, 이윤열, 박정석 등 스타리그를 통해 숱한 스타 플레이어들과 매치업이 형성됐지만 결승전에 참가하는 두 명의 선수가 공식적으로 인터뷰 자리를 갖고 한 자리에서 포부를 밝히는 일은 처음이다. 따라서 그동안 미디어데이는 프로리그 포스트 시즌을 위한 전유물 정도로 여겨졌던 것도 사실이다.
스타리그가 이번 행사를 준비한 이유는 두 가지로 풀이할 수 있다. 그동안 많은 결승전을 치러오면서 미디어의 관심을 받아왔지만 매체별 이해 관계에 의해 집중도가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주관 매체가 나눠지면서 자사 리그가 아니면 별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이 현실이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극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열 살이 넘은 스타리그가 미디어 데이를 통해 다시 한 번 비상하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또 스타크래프트2 리그와의 차별성을 가져가겠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박카스 스타리그 2010 결승전은 공교롭게도 스타크래프트2 리그의 결승전이 열리는 날과 같다. 스타리그 결승전은 오후 6시 광주 광역시 염주종합 체육관에서 진행되고 스타크래프트2 결승전은 서울 잠실에서 오후 3시부터 열린다. 10년을 맞은 스타리그가 갓 시작한 스타크래프트2 리그보다는 모든 면에서 한 발 앞선다는 모습을 미디어 데이 행사를 통해 보여주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내포된 의미야 어떻든 개인리그 사상 처음으로 미디어 데이 행사를 갖는 송병구와 정명훈, 그리고 양 팀의 사령탑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 딱딱한 자리가 아니라 웃고 즐기는 자리를 선수들이 만들어주길 바란다. 지금까지의 미디어 데이는 이겨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알리는 것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를 떠나 축제의 장의 주인공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팬들에게 전달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 경직된 자세가 아니라 웃고 즐기는 자리가 될 수 있고 가능하면 자신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
기자와의 인터뷰 자리에서 기자를 웃기는 인터뷰 당사자는 흥한다. 인터뷰를 하는 사람이 갖고 있는 재미있는 생각을 기자들이 먼저 전달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독자들도 기사를 보면서 웃음지을 수 있다.
송병구와 정명훈은 재미있는 관계로 얽혀 있다. 굳이 기자석을 빌어 망라하지 않더라도 팬들이 알고 있는 사전 지식이 많다. 이번 미디어 데이에서는 팬들이 모르는 흥미로운 사실들을 다각도로 전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스타리그 뿐만 아니라 앞으로 MSL이나 다른 리그에서도 이러한 자리가 많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또 다음 결승전 사전 인터뷰에는 팬들도 함께 참가해 궁금한 점을 묻는 자리가 만들어져도 좋을 것 같다. 굳이 미디어 데이라는 형식적인 이름이 아니라 팬 데이가 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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