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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아마추어 활성화의 중요성

온게임넷이 스타리그 전 마이 스타리그를 진행한다고 발표했을 때 팬들의 반응은 두 가지였다. 스타리그 스폰서가 잡히지 않으니 마이 스타리그로 시간을 때우려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이 첫 번째였고 아마추어들의 스타리그 도전기가 e스포츠 발전과 무슨 상관이 있느냐는 것이 두 번째였다. 안타까운 일이었다. e스포츠 존폐 위기가 달린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선 온게임넷이 오히려 말도 안 되는 비난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e스포츠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마이 스타리그의 취지에 대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오히려 먼저 총대를 메준 온게임넷에게 고마워 하고 있다. 6년 전부터 문제점으로 지적됐지만 누구 하나 해결책을 내지 못했던 아마추어 활성화를 위해 무언가 해보려는 노력과 시도는 다행스러운 일이다.

아마추어 시장이 좁아지는 현상은 스포츠에서는 치명적인 일이다. 제 2의 '택뱅리쌍'이 나오지 않는다면 e스포츠가 어떻게 될지는 상상할 수조차 없다. 선수가 계속 유입되고 열광할 경기들이 계속 생산돼야 e스포츠는 스포츠라는 이름으로 성장할 수 있다. '4대천왕'이라 불렸던 선수들의 뒤를 이을 '택뱅리쌍'이 없었다면 e스포츠는 지금쯤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4대천왕'의 빈자리를 '택뱅리쌍'이 메웠듯 '택뱅리쌍'의 빈자리를 메울 선수가 필요하다. 언젠가는 '택뱅리쌍'도 '4대천왕'처럼 은퇴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선수를 발굴하지 못한다면 e스포츠는 끝이다. 불법 베팅이나 지재권이라는 태풍을 맞고도 꿋꿋이 다시 일어났던 e스포츠였지만 새로운 선수 유입이 없는 것은 10년간 탄탄하게 뿌리를 내린 e스포츠라는 나무를 단번에 베어 버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들 것이다. 두렵고 몸이 떨리는 일이다.

새로 선수가 유입되고 계속 프로게이머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은 곧 e스포츠를 계속 유지시키는 일이다. 이 같은 상황이 되려면 아마추어 활성화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하지만 지금 현재 각 지자체 단체가 주최하는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에서 스타크래프트 종목은 빠진지 오래다.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아마추어들은 설 공간을 잃었다. 유일한 통로인 준프로게이머 선발전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드래프트 참가자 역시 매해 줄어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e스포츠 관계자들은 어떤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e스포츠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이런 와중에서 마이 스타리그는 아마추어 시장 활성화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누구도 시도하지 못한 일을 조그마한 일이라도 시작한 온게임넷에게 진심으로 박수를 쳐주고 싶다.

'스타리그 스폰서가 잡히지 않아서'라며 마이 스타리그를 폄하하는 사람들이 꼭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마이 스타리그 1회 제작비는 스타리그 1회 제작비를 훌쩍 넘는다. 온게임넷이 아마추어 활성화라는 중요한 문제에 대해 고민이 없었다면 차라리 그 돈으로 스타리그를 당장 시작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 온게임넷은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온게임넷의 이런 고민과 생각에 게임단이 공감하지 않았다면 그들이 마이 스타리그에 도움을 줬을까? 프로리그 일정이 빠듯한 상황에서 게임단이 지방까지 내려가 선수를 선발하는 등 마이 스타리그에 동참하는 것 역시 그들도 아마추어 활성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피부로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활성화는 단순히 e스포츠 저변을 넓히기 위한 일이 아니다. 이는 e스포츠 생존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문제다. 이를 위해 e스포츠 관계자들은 더 노력하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팬들 역시 무조건적인 비난 보다는 아마추어 활성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충분히 인지하고 마이 스타리그에 응원을 보내줬으면 한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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