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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Why 상하이? Why not 상하이?

[기자석] Why 상하이? Why not 상하이?
지난 9일 한국e스포츠협회가 중국 상하이에서 신한은행 프로리그 10-11 시즌 결승전을 치른다고 발표한 뒤 네티즌들의 반대 여론이 나오고 있다. 무리한 선택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e스포츠 팬들은 "지난 7년 동안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결승전을 펼치면서 e스포츠의 성지로 자리매김했는데 왜 우리나라가 아닌 중국에서 개최하느냐"며 원성을 내고 있다.

시즌 내내 10개 프로게임단들을 응원했는데 가장 중요한 챔피언 결정전을 해외에서 하게 되면 1년 동안 응원했던 팬들은 바보가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다. 현장에서 직접 관람하기 위해 휴가 일정을 맞춘 팬들도 적지 않은데 중국으로 가게 되면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귀담아 들을 만하다.

또 "e스포츠보다 역사가 오래된 메이저리그나 NBA와 같은 대회도 결승전을 해외에서 개최하는 경우는 없다. 시즌 개막전이나 이벤트전과 같은 경우면 몰라도 챔피언이 결정되는 중차대한 경기를 본국이 아닌 곳에서 진행하는 것은 넌센스"라는 의견도 있다.

팬들의 의견은 온당하다. 7년 동안 프로리그 결승전을 진행하며 여름 결승전은 부산 광안리에서 열린다는 의식이 확고하게 뿌리 박힌 상황에서 중국에서 결승전을 치른다는 발표는 팬들에게 청천벽력처럼 다가온다. 상실감이 클 수밖에 없다. 또 하필이면 중국에서 챔피언 결정전을 치르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옳다. 대미를 장식하는 결승전을 그동안 함께 해온 팬들과 마무리짓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e스포츠 업계가 중국 상하이에서 결승전을 치르자고 한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한국이 갖고 있는 지리적 위치와 자원적 한계가 존재한다. 10년 동안 e스포츠라는 콘텐츠를 발굴하고 육성했지만 시장 규모가 크지 않다는 한계에 봉착한 것이 사실이다.

2개의 게임 방송국과 10개 프로게임단이 존재하기까지 몇 차례나 굴곡을 겪었다. 10-11 시즌이 개막하기 전 2개의 프로게임단이 줄어드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e스포츠가 문화 콘텐츠로서 자생력을 가진 산업으로서 가치를 갖고 있느냐에 대한 의문을 대부분의 관계자가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2006년 프로게임단이 기업과 손잡으면서 창단 러시를 이뤘을 때 관계자들이 꾼 꿈은 홍보 효과만을 노리지는 않았다. 매년 1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면서도 실질적인 이익을 끌어 올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지기를 원했다.

그러나 현 상황은 그렇지 않다. 프로게임단의 적자 운영은 계속되고 있고 실질 수익은 투자 금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e스포츠 행정을 담당하는 사람들이나 게임단 관계자들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중국에서 대한항공 스타리그 시즌2 결승전을 치렀을 때 취재한 바에 따르면 중국 시장의 한국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은 상당히 컸다. 스타크래프트가 워크래프트3보다 인기가 없다고는 하지만 당일 현장을 찾은 인파는 적지 않았다. 중국 정부의 방침으로 인해 많은 팬을 수용할 수 없는 공간을 허가 받았고 실제로 1000~2000여 명 정도밖에 들어오지 못했지만 주위에서 아쉬움을 달래는 팬은 많았다.

비단 팬 뿐 아니라 중국의 방송 환경이 다양화되면서 e스포츠라는 콘텐츠를 원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온게임넷이 스타리그 결승전을 함께했던 상하이 미디어 그룹의 SITV 쪽의 반응은 뜨거웠다. 새로운 시장을 발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본 것이다. 실제로 스타리그 결승전을 중국에서 마친 이후 중국 쪽에서 온게임넷에 콘텐츠 판매에 대한 요청이 늘어났고 중국으로부터 온게임넷 실시간 방송을 시청하는 인원도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스타리그에 이어 프로리그까지 중국에서 대박을 터뜨릴 경우 콘텐츠 판매는 물론, 한중간의 다양한 교류가 오가면서 e스포츠의 외연이 넓어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도 있다.

또 프로리그에 참가하고 있는 10개 프로게임단 가운데 공군 정도를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기업은 중국을 타깃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일단 CJ 그룹은 식품과 방송 부문에서 중국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고 STX도 중국 따렌에 조선소를 유치하고 중국 관련 사업을 계속하고 있다. SK텔레콤이나 화승 등도 통신, 의류 부문에서 중국에 진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스포츠라는 작아 보이는 산업이지만 프로게임단을 운영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한국을 넘어 중국에서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임에 틀림 없다.

이번 상하이 프로리그 결승전을 유치하는 과정에서도 신한은행의 의사인지, 대한항공이 차기 후원사를 맡겠다는 것인지, 온게임넷을 예정해 놓고 협회가 밀어주기를 했다는 등 여러 의혹도 제기되고 있지만 중국이라는 시장이 한국의 상황과 매우 유사한, e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많고 인프라가 확산되고 있는 지역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타이틀 후원사인 신한은행에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고 허락을 얻은 뒤 온게임넷과 MBC게임에 결승 개최 장소를 못 박고 프리젠테이션을 받았고 높은 점수를 얻은 온게임넷이 결승전 주관방송사로 선정됐다.

경험이 없는 MBC게임에 불리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나올 수도 있지만 MBC게임 또한 중국을 차기 e스포츠 시장으로 노리고 있고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던 상황이었다.

온게임넷은 CJ 미디어로 인수되면서 CJ 그룹의 모토라 할 수 있는 중국 시장 개척을 위해 다각도로 구상을 하던 과정에서 상하이 프로리그 결승전을 맡았다.

광안리 결승전을 원하던 팬들이 가질 수밖에 없는 상실감은 충분히 공감, 동감, 절감한다. 1년 내내 응원했던 선수들의 모습을 화면으로밖에 볼 수 없는 아쉬움도 통감한다.

그러나 e스포츠를 위한 새로운 시도가 필요한 시기라는 점도 이해해 주길 바란다. 2011년은 새로운 10년을 그려가야 하는 시점이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은 개인리그 뿐만 아니라 프로리그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면서 기반을 닦았다. 이 과정에서 팬들의 관심과 사랑이 없었다면 e스포츠라는 콘텐츠는 뿌리 내리기 어려웠을 것이다.

한국에서 어느 정도 기반을 닦았다고 해서 팬을 무시하기 위해 중국 결승전을 시도한 것이 아니라 더 넓은 무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받아들이기를 바란다. 2011년 상하이에서 결승전이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해서 매년 상하이에서 결승전을 치르겠다는 것은 아니다. 중국 시장 개척을 위한 시도이고 자리를 잡는다면 또 다시 한국에서 더욱 큰 행사로 진행될 것이다. 중국 시장 개척을 위해 규모 있게, 임팩트 있게 첫 발을 딛기 위한 무대로 올해 프로리그 결승전을 택했을 뿐이라는 것이 한국e스포츠협회나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국내 팬들이 프로리그 결승전을 마음껏 즐길 수 있도록 더 많은 무대를 만들고 가능한한 많은 팬들이 중국 현지에서 관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이번 프로리그 중국 결승전이 정책 결정자들의 몰이해한 결정이 아니라 e스포츠를 한 단계 성장시키기 위한 시도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길 바란다. 또 이번 사례가 성장통에 그치지 않고 진정한 성장을 이뤄내며 한국을 넘어, 세계 속에서 소비되는 한국의 문화 콘텐츠로 자리잡길 기원한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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