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열린 ABC마트 MSL 결승전을 즐겁게 즐기셨습니까? 경기가 너무나 짧았다고요? 이영호가 진정 강해 보였나요? 김명운이 기에 눌려 있었다고요? 어찌됐든 결승전은 마무리됐고 프로리그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습니다.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다고 마음 상하신 팬들 많으시죠?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할 것입니다. 어제 우승한 뒤 이영호도 "선수는 이기는 것에, 좋은 경기를 펼치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인터뷰를 하기도 했습니다. 승리를 위해 뛰는 선수들에게 아낌 없는 박수를 보내 주시길 바랍니다.
12일 예상해 볼 경기는 SK텔레콤 T1과 KT 롤스터의 대결입니다. 두 팀이 이동 통신사의 맞수라는 사실은 매번 수식어를 붙였기 때문에 이제 식상하게 들리기까지 합니다. 지난 09-10 시즌 광안리 결승전 이후 10-11 시즌에는 위너스리그까지 맞붙으면서 프로리그를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매치업으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두 팀의 정규 시즌 상대 전적은 25대9로 KT에게 크게 기울어져 있습니다. 이번 시즌에도 KT가 3대2로 앞서 있지요. SK텔레콤 박용운 감독이 10-11 시즌 미디어 데이에서 밝힌 것처럼 "KT에는 뒤지는 성적을 내지 않겠다"라는 말을 지키려면 오늘 경기에서 승리해야만 정규 시즌 성적을 3대3 타이로 맞추면서 시즌을 마칠 수 있습니다.
이번 대결의 변수는 이영호라고 생각합니다. 어제 김명운과의 결승전을 마친 이영호는 뒷풀이도 하지 않고 프로리그 준비를 위해 곧바로 연습실로 향했습니다. KT 동료들도 스페셜포스팀 선수들이 응원왔을 뿐, 스타크래프트팀 선수들은 한 명도 오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코칭 스태프도 이지훈 감독과 김윤환, 이길만 코치만 왔을 뿐, 강도경, 김상훈 코치는 연습실에서 선수들을 관리, 감독했죠. 그만큼 KT에게는 중차대한 경기라는 뜻입니다.
이영호도 "팬들과의 자리를 함께하지 못하는 것은 아쉽지만 프로리그 승리가 더욱 큰 선물이 될 것 같다"며 우승 이후 황망하게 현장을 떠났습니다. 그 결과가 나오는 것이기에 이영호나 KT의 어깨가 더욱 무거울 것 같네요.
일단 KT는 이영호가 가장 자신감을 갖고 있는 맵을 택해 출전시킬 것 같습니다. 최근 이영호는 '네오벨트웨이' 위주로 출전했습니다. 공군 이성은을 상대로 승리했고 삼성전자 김기현에게 패하며 1승1패를 달성했습니다. 그리고 1세트부터 4세트까지 배치된 맵의 특성을 감안하면 이영호가 나설 만한 맵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따라서 1세트는 이영호가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SK텔레콤에서는 도재욱을 배치하면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려고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될 경우 스타팅포인트가 매우 중요해지는데요. 세로 지역이 걸리면서 이영호가 초반 압박을 통해 승리할 것 같습니다.
2세트는 임정현과 이승석의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여집니다. 두 선수 모두 저그전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저그이고 '이카루스'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습니다. 성적이 좋다는 뜻이지요. 승부는 이승석 쪽으로 기울 것으로 보입니다. 상대 전적에서 3대0으로 앞서고 있거든요.
3세트 '얼터너티브'에서는 SK텔레콤이 김택용이라는 카드를 꺼내들 것 같네요. SK텔레콤의 최근 엔트리를 보면 에이스 선수들을 무리한 맵에 내기 보다는 안정적으로 승수를 쌓을 수 있는 쪽에 출전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김택용에게 '얼터너티브'라는 맵은 안정적으로 이길 수 있는 맵 중에 하나입니다. 4세트 '네오아즈텍'에 나설 수도 있겠지만 김대엽과의 상대 전적에서 뒤처져 있고 스나이핑 당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얼터너티브'가 제격입니다.
김택용이 승수를 보탠 상태에서 바통을 이어받을 주자는 어윤수가 될 것 같네요. 지난 5라운드 KT와의 맞대결에서 '네오아즈텍'을 담당한 어윤수는 김대엽을 잡아내면서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습니다. 이번 경기에서는 박재영을 맞아 승수를 올릴 것으로 예상해 봅니다. 박재영은 이번 시즌 '아즈텍'에서 5연패를 당하고 있는데요. 과연 탈출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입니다.
5세트부터 KT의 반격이 개시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대엽이 '서킷브레이커'에 나올 것이라 예상되는데요. 김대엽은 이번 시즌 SK텔레콤을 맞아 위너스리그에서 올킬을 기록하는 등 좋은 페이스를 유지해 왔습니다. 그렇지만 지난 5라운드 경기에서는 패하면서 팀 패배의 원인이 되기도 했죠. 정명훈으르 상대할 가능성이 높은 김대엽이 승리할 것으로 보입니다.
6세트에서는 김성대와 정윤종의 대결을 점쳐봅니다. 김성대가 이 맵에서 네 번의 경기를 치렀고 2승2패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KT에서는 가장 많이 출전했는데요. SK텔레콤은 정경두, 정윤종 등 신예 프로토스를 주로 기용하고 있죠. 경험 많은 김성대의 승리를 예측해봅니다.
예상을 전개하다 보니 에이스 결정전까지 왔네요. 맵은 '신태양의제국'. 팀의 승리가 달려 있는 일합에 에이스를 내보내지 않을 수 없겠죠. 이영호와 김택용의 대결을 예상해 봅니다. '신태양의제국'이 테란 맵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데이터를 보면 프로토스가 테란을 11대6으로 압도하고 있습니다. 김택용으로서도 이번 대결을 통해 프로리그 최다승 고지에 오를 수 있기에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이영호도 팀의 승리를 위해 죽어라 경기할 것으로 보이고요.
김택용이 지난 3라운드 '이카루스' 경기와 같이 '우주공간리콜'만 하지 않는다면 이영호를 꺾을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하루도 프로리그와 함께 즐거운 e스포츠 생활 즐기시길 바랍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예상 스코어 및 출전 선수
◆신한은행 프로리그 10-11 시즌 6R 2주차@MBC게임
▶KT 3대4 SK텔레콤
1세트 이영호(테) 승 < 네오벨트웨이 > 도재욱(프)
2세트 임정현(저) < 이카루스 > 승 이승석(저)
3세트 고강민(저) < 얼터너티브 > 승 김택용(프)
4세트 박재영(프) < 네오아즈텍 > 승 어윤수(저)
5세트 김대엽(프) 승 < 서킷브레이커 > 정명훈(테)
6세트 김성대(저) 승 < 신피의능선 > 정윤종(프)
7세트 이영호(테) < 신태양의제국 > 승 김택용(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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