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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신동원의 인간 승리

최근에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는 MBC에서 방영되고 있는 ‘최고의 사랑’이다. 드라마에서 주인공인 구애정은 뭘 해도 욕먹고 무슨 행동을 해도 구설수에 오른다. 자신은 그런 의도를 가지고 한 행동이 아닌데도 누리꾼들은 의도를 곡해하고 비난한다. 결국 그녀는 국민 ‘비호감’으로 전락해 사랑마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사람이 된다.

하지만 실제로 구애정은 순수하고 순진한 한 여자일 뿐이다. 혼자 모든 일을 감당하려 하고 누군가를 감싸주기 위해 비난을 감수한다. 바보 같을 정도로 우직하다. 한번쯤은 변명이라도 했을 법 한데 그는 그저 자숙하는 것으로 모든 사람들을 지켜낸다.

최고의 사랑 구애정을 지켜보면서 기자는 CJ 엔투스 신동원이 떠올랐다. MSL 조지명식에서 최고의 인기 선수인 이제동-이영호-김택용을 한 조에 몰아 넣었다고 순식간에 비호감이 된 선수. 그 선수가 무슨 이야기를 해도 팬들은 "거만한 선수"라고 몰아갔다. 그 선수는 전혀 그런 의도를 가지고 이야기 한 것이 아니었는데도 팬들은 비난하기에 바빴다. 그의 인터뷰 밑에는 좋은 댓글 보다는 악성 댓글이 더 많았다.

인터뷰나 경기장에서 만난 신동원은 누구보다 순수한 열정으로 가득한 선수였다. 꾀를 부릴 줄 몰랐고 자신의 행동이나 결과에 대해 변명할 줄도 몰랐다. 너무나 정직하고 우직한 성격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경우도 많았다. 그러나 신동원은 그것에 대해 굳이 자신을 변호하지 않고 묵묵히 연습에 몰두했다. 성적을 잘 내는 것이 이 모든 난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쪽 눈이 형태만 보인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고백한 것만 봐도 신동원이 얼마나 우직한 지 알 수 있다. 그것도 군대 이야기가 나오면서 농담으로 공군에 언제 입대할 것이냐고 물어봤을 때 신동원은 "공익이다"라고 짧게 대답했다. 장난기가 발동한 주변 사람들이 "조지명식 때 돈을 뿌리더니 역시 부자라 공익으로 빠졌다"며 놀려댔고 진짜 이유를 묻자 그때서야 "어렸을 때 눈을 다쳐 한쪽 눈이 형태만 보인다"고 고백했다. 만약 이런 인터뷰를 하지 않았다면 신동원의 상태를 우리는 평생 몰랐을지도 모른다.

묵묵하게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는 프로게이머에게 그동안 돌을 던졌던 악플러들도 이 같은 사실에 더 이상 그를 비난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이야기를 해야 이유 없이 비난하던 악플이 그친다는 사실이 그저 씁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동안 마음 고생이 심했을 텐데 묵묵히 연습에 매진하며 결국 최고의 자리를 향해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신동원 선수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e스포츠에 남아 좋은 선수로 남아주길 바란다. 팬들도 그런 신동원 선수에게 진심 어린 응원을 전해줬으면 좋겠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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