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정규시즌 MVP가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 있어왔지만 신인왕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한 시즌에 눈에 띄는 신인 한 명 나오는 것도 다행이라고 여길 만큼 한동안 특급 신예가 다수 등장하지 못했던 것이죠.
스포츠에서 새로운 스타가 나타나지 않는 것만큼 우울한 일은 없습니다. 언제까지 ‘택뱅리쌍’에 의존할 수만은 없는 e스포츠 현실을 볼 때 특급 신예가 다수 등장해 신인왕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선 성적으로 볼 때는 17승18패를 기록하고 있는 정윤종이 15승18패인 김기현을 앞섭니다. 그러나 승수가 2승 차이인데다 김기현이 워낙 임팩트가 큰 경기를 자주 보여줬기 때문에 김기현을 기억하는 팬들이 더 많다는 것이 변수로 작용했습니다. 게다가 정윤종의 경우 팀에 김택용-도재욱이라는 걸출한 선배들이 있고 김기현은 신인왕 후보가 삼성전자 테란 라인을 책임지고 있다는 사실이 정성적으로 큰 점수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프로리그 신인상과 연말마다 진행되는 e스포츠 대상에서의 신인상은 의미가 다릅니다. 프로리그 신인왕의 경우 오로지 모든 포커스가 팀에 맞춰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규시즌 MVP가 대부분 1위를 차지한 팀에서 나오는 것만 봐도 알 수 있죠. 따라서 프로리그 신인상은 팀과 개인 성적이 김기현 보다 더 좋은 정윤종이 받을 확률이 큽니다. 하지만 개인리그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친 김기현은 e스포츠 대상 신인상에서는 더 유력한 후보가 될 수 있겠죠. 그렇게 되면 우리는 두 명의 특급 신예를 선물로 받게 되는 것입니다.
결과가 어찌됐던 두 선수가 펼치고 있는 선의의 경쟁은 e스포츠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누가 신인상을 받는다 하더라도 두 선수가 훗날 제2의 '택뱅리쌍'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앞으로도 계속 시즌마다 신인왕 경쟁이 치열해져 새로운 스타가 탄생하기를 바라봅니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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