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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승부조작은 범죄다

얼마 전 K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 선수가 자살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한국 축구계가 발칵 뒤집혔다. 그 선수의 자살 뒤에는 '승부조작'이라는 엄청난 사건이 숨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 선수의 자살로 수면 위에 떠오른 K리그 승부조작 사건은 일파만파로 커졌고 국가대표팀에 소속된 선수까지 연루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축구계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K리그 승부조작과 관련한 선수들이 계속 나타났고 또 한 명이 이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남은 선수들은 자숙하며 팬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한국 축구 연맹은 승부조작을 뿌리뽑기 위해 연일 관련 선수들을 색출하는데 안간힘을 쏟고 있다.

K리그 승부조작 사태를 지켜보며 혹시 e스포츠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에게 솜방망이 처벌이 이뤄진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었다. 승부조작에 가담했던 사실이 전해지는 것이 두려워 목숨을 끊거나 관련 선수들이 자숙하고 있는 것에 비해 e스포츠에서 영구 퇴출 된 선수들은 버젓이 인터넷 개인 방송국에서 게임을 하면서 용돈 벌이를 하고 있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K리그 승부조작 사태를 조사한 검찰은 "승부조작은 대가 없이도 범죄가 성립된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손영배 검사는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불확실성은 스포츠에 팬들이 몰리는 근본적인 이유고 승부조작은 이를 침해하는 행위로 스포츠 정신에 반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단정 지었다. 따라서 돈을 받지 않았더라도 승부조작에 가담했던 선수들 역시 처벌대상이 됐다.

그러나 e스포츠 승부조작에 가담한 선수들은 그저 영구 퇴출이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을 뿐이다. 재판에 회부된 사람들은 브로커 역할을 했거나 직접 베팅에 돈을 건 선수들이나 관계자로 한정됐다. 재판을 받았던 사람들 역시 대부분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큰 잘못을 했는지 알지 못하는 것 같다. 승부조작에 가담만 했어도 무거운 책임을 지우는 K리그 승부조작 사태와 비교했을 때 e스포츠 승부조작은 처벌이 너무 가벼웠던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일어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또한 협회나 게임단의 태도도 문제다. K리그 승부조작 사태가 발생하자 구단과 협회가 나서 발본색원 하기 위해 애썼던 것에 비해 e스포츠 협회나 게임단은 서둘러 일을 마무리 하려는 인상이 강했다. e스포츠에 좋지 않은 사건이라는 이유로 더 이상 일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에 더 힘을 쏟는 것처럼 보였다.

승부조작과 불법베팅에 가담했던 선수들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던 것도 같은 이유다. 게임단이나 협회에서 업무 집행 방해죄로 고소를 하는 등의 강력한 처벌을 하기 보다는 빨리 선수들을 정리하고 일을 마무리 하기 위해 영구 퇴출이라는 가벼운 징계만 내렸다. 그러다 보니 승부조작만 했던 박찬수는 재판에 회부되지도 않아 자신의 죄가 얼마나 큰지조차 의식하지 못하고 개인 방송국을 차린 것으로 보인다.

K리그 승부조작과 관련해 검찰이 "돈을 받지 않았어도 승부조작을 했다는 것 자체가 범죄"라고 말한 것과는 대조적인 것이다. 박찬수도 실수로 '승부조작만' 했기 때문에 범죄를 저지르지 않았으니 재판을 받지 않았다며 스스로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닐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승부조작에 단순 가담한 선수들은 스포츠에서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것 자체가 범죄라는 사실을 명심하기 바란다. 팬들 역시 단순 가담이나 돈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유로 들어 선수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그들은 범죄자고 범죄자를 지지하는 팬들이 많아질수록 e스포츠의 위상은 땅에 떨어질 수도 있음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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