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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관중 편의 확대해야

프로게임단들이 관중석을 활용한 이벤트들을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 시즌1의 2라운드에 들어오며 한국e스포츠협회는 프로리그에 한해 입장 순번제를 도입한다고 밝혔고 이에 따라 각 게임단들이 배정받은 고정 좌석을 활용해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3일 2라운드의 첫 경기를 펼친 SK텔레콤 T1과 CJ 엔투스는 게임단 홈페이지나 SNS를 통해 좌석과 관련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선수들의 경기에 활용할 응원 보드를 만들어 오거나 이벤트를 신청한 팬 가운데 추첨을 통해 좌석을 배정하는 이벤트였다. 팬들의 참여 열기는 뜨거웠고 호응도 좋았다.

이어 STX 소울과 KT 롤스터도 좌석과 관련한 이벤트를 연이어 진행하고 있고 수준도 높아졌다. KT의 경우 로열석이라고 이름을 붙였고 방석을 제공하거나 간식을 주는 등 차별화된 이벤트를 기획하고 있다.

당연히 해야 했던 일임에도 불구하고 e스포츠는 관객의 편의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았다. 입장료가 없는 무료 행사로 진행되기 때문일 수도 있고 팬에 대한 서비스까지 고민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뒤늦은 행보이긴 하지만 협회나 게임단이 나서서 팬을 유치하기 위한 각종 행사를 준비하는 모습에는 환영의 뜻을 밝힌다.

그러나 아쉬움은 남아 있다. 입장 순번제라는 조치는 프로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리그에서 사용하기 민망한 시스템이다. 관객들에 대한 편의 제공의 차원에서 매우 저급한 수준이다. 지금까지 이러한 조치조차 이뤄지지 않고 팬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도착한 순서대로 종이에 이름을 적어 입장 순서를 정했다는 것부터 망신스럽다. 번호표를 나눠주면서 혼란을 막고 편의를 제공하겠다는 방안을 찾고 발빠르게 조치한 것에 대해서는 협회가 노력을 기울였다는 평가 정도는 할 수 있다.

지난 번 기자석에서도 주장한 바 있지만 좌석 예매제, 더 나아가 유료 좌석제의 도입이 시급하다. 관객들이 편안하게 경기를 볼 수 있도록 배려하는 일은 프로 스포츠가 당연히 해야할 일이다. 시스템 구축은 어렵지 않다. 인터넷 예매 사이트와 제휴를 맺고 프로리그 경기에 배치되는 좌석 수와 위치를 고정시키면 된다.

예매 시스템만 갖춰진다면 유료좌석제는 이후에 고민해도 된다. 예매 사이트와의 제휴를 추진하고 시스템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한다면 그 정도만 일단 팬들에게 지불하게 하면 된다. 구체적인 가격을 책정하고 도입하는 일은 예매제 시행 이후 팬들의 의견을 수렴하면 된다.

좌석 예매제는 경기 시간이 늦춰진 상황에서 팬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주중에 열리는 화요일과 수요일 프로리그 경기 시작 시간이 오후 8시가 되면서 현장을 자주 찾는 팬들로부터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현장 관람객들의 편의를 무시하는 행정 처리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일과 4일 경기를 치른 결과 현장을 찾은 팬들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특히 3대2까지 진행되면서 10시30분을 넘긴 웅진과 공군의 경기에서는 끝까지 서서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이 있었다.

협회와 온게임넷은 '팬들이 그러면 그렇지. 우리가 대회를 하고 방송을 하는데 따라오지 않고 별 수 있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을 가져서는 안된다. 프로리그의, e스포츠의 주요 고객인 팬들은 불만을 차곡차곡 쌓아 놓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나은 서비스,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해야만 끝까지 현장에서 관람해준 팬들의 노고와 고생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다.

야구와 축구, 농구 등 프로화된 종목들의 중계를 보고 있으면 부러운 점이 하나둘이 아니다. 넓은 경기장, 10000개가 넘는 좌석, 볼거리 가득한 응원, 앉아서 편안하게 경기를 보고 응원에 동참하는 팬들, 그들을 위해 구단이 준비한 다양한 팬 서비스와 이벤트 등 e스포츠계에는 없는 시스템이 수두룩하다.

물론 규모가 다르고, 예산이 다르다. 인지도 또한 낮다는 현실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현실에 몸피를 맞춰가고 자꾸 위축된 모습을 보인다면 업계 자체가 축소되고 팬은 떠나간다.

데일리e스포츠가 창간 3주년을 맞아 주요 게임단의 단장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면서 공통적인 내용은 바로 "팬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SK텔레콤, KT, CJ 등 세 개의 프로게임단 단장들은 모두 "팬이 없으면 프로도 없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장을 늘리고 좌석 수를 증대해서 1~2000명이 편안하게 프로리그를 보는 일은 단시간에 해소되는 사안은 아니다. 그렇지만 사소한 일이라도 팬들의 편익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은 충분히 많다.

e스포츠의 고객이 팬이고 고객 만족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기업과 조직이 해야 할 일임은 만고의 진리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SK텔레콤과 함께하는 e스포츠 세상(www.sktelec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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