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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겸의 카트 따라잡기] 운까지 따라준 박현호의 역전극

◇온게임넷 김대겸 해설 위원

안녕하세요. 온게임넷 해설 위원 김대겸입니다.

지난 주에는 패자조 경기가 치러졌는데요. 패자조 경기는 라운드 예선에서 각 조 3,4위들이 상위 라운드로 가기 위해서 정말 치열하게 경기를 펼치는 날입니다. 지난 시즌 패자조에서 무려 17라운드를 했다는 것 만으로도 선수들이 얼마나 긴장되고 초조한 마음을 갖고 경기에 임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힘들게 라운드 예선에서 살아남은 만큼 더욱 위로 올라가고 싶은 마음은 모든 게이머들이 갖는 당연한 생각일텐데요. 떨어진다는 생각을 한다면 그동안의 노력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만큼 패자조에서 치열한 경기가 펼쳐 질 수밖에 없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역시 이번 시즌 패자조도 무려 16경기가 진행이 되었고 전반전과 후반전에는 분명 똑같은 선수들이 달리고 있음에도 TV화면에 이름이 나가고 있지 않으면 다른 선수들이 출전한 것이지 의심할 정도로 확연히 선수들은 다른 모습들을 보여줬습니다.

그 중심에 있던 선수는 1위를 기록한 선수가 아니었습니다. '뚝심라이더'라는 별명까지 생길 정도로 라운드 예선에서도 탈락위기에서 최종 3위까지 달성하며 강인한 정신력을 보여줬던 박현호 선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번 주 김대겸의 카트 따라잡기에서는 열 여섯 라운드 경기 중 박현호에게 가장 중요한 경기는 14번째 경기였던 ‘노르테유 익스프레스’를 분석해 보고자 합니다.

패자조 11경기인 숨겨진 지하터널이 끝난 시점에서 어떻게 보면 패자조의 경기는 이미 끝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김승태, 이중대, 박종근, 김은일 등 네 명의 선수가 포인트를 너무 잘 쌓아가고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1위인 김승태 선수가 65p로 단 5포인트만 획득하면 경기가 끝나는 상황이고 4위 김은일 선수가 41포인트였기 때문에 5위 노종환(29포인트), 6위 박현호(28포인트)가 도저히 경기를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없는 경기였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김승태가 변수가 많은 맵인 '광산꼬불꼬불다운힐', '광산 위험한제련소' 둘 다 변수가 많은 트랙이어서 신예인 김승태가 부담감을 떨치지 못하고 결국 멘탈이 크게 흔들렸는데요. 두 라운드에서 겨우 2포인트를 추가하는데 그쳤습니다.

그러는 사이 ‘뚝심의 사나이’ 박현호는 1위를 가져가면서 20p를 쌓으면서 4위였던 김은일 선수를 역전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단 2포인트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에서 박현호의 트랙선택은 '노르테유익스프레스'였습니다.

워낙 오래된 트랙이어서 모든 선수들이 다 자신 있어 했는데요. 물론 중간중간 떨어지는 구간들이 있기 때문에 위험한 구간들이긴 하지만 의외로 그런 구간에서 사고가 잘 안 일어나기 때문에 무난하다고 느낄 수 있는 트랙이어서 마지막 트랙이 될 것으로 예상이 됐습니다.

박현호의 출발은 굉장히 좋았습니다. 전 트랙에서 1위를 차지했기 때문에 가운데서 스타트를 했고 역시 가운데 선수가 스타트 몸싸움하기가 가장 좋은 자리이기 때문에 바로 1위로 치고 나갔습니다.

하지만 출발 몸싸움 때문에 첫 커팅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고 이중대는 바로 첫 커팅도 성공하면서 첫 부스터를 이중대가 먼저 사용했고 바로 박현호는 2위가 됐습니다. 두 선수는 계속 치열하게 몸싸움을 펼쳤고 초반에 오른쪽헤어핀 이후에 왼쪽으로 늘어지는 드리프트를 계속 사용하면서 공략해야 되는 구간에서 박현호는 밀려버렸습니다.

이 구간에서은 사실 무척 중요한데요. 이 구간 이후 트랙에서 처음으로 나오는 위험구간인 오른쪽 헤어핀 낭떠러지 구간이 바로 다음 구간이기 때문에 빌드가 꼬여 부스터 타이밍이 달라진다던가 선수들이랑 뭉쳐있으면 일명 R키를 눌러야 되는 상황이 빈번히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마음을 졸이는 구간일수 있습니다.

결국 박현호는 이중대에게 밀리면서 그 구간에서 진출권을 놓고 싸우고 있는 김은일에게 밀려버리면서 탈락위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사고를 맞게 되었습니다. 결국 빌드도 꼬이고 8위까지 쳐진 상황이지만 박현호 선수는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빌드를 맞춰가기 시작했지만 역전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박현호는 드리프트로 들어가면서 너무 인코스로 파고들어 부딪힐 위험에 처하자 컨트롤로 뒤로 밀리게 하는 드립을 시도했지만 컨트롤 실수(앞키를 일찍 띄는 것)를 하는 바람에 카트가 뒤를 보면서 멈추게 됐습니다.

이 상황에서 방송화면에 나오진 않았지만 중요한 장면이 있었는데요. 바로 1위에서 달리던 원상원과 이중대의 싸움이었는데요. 이 복합굴절 구간은 워낙 어렵기도하고 사고가 날 확률이 높아 타임어택에서는 몰라도 대회에서는 선수들이 부스터를 사용하는 빌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데요.

2위인 원상원 선수는 1위인 이중대 선수를 잡기 위해 직선 주로에서 커팅으로 빌드의 초석을 만들고 부스터를 사용했습니다, 물론 실패했을 시 본인의 빌드도 크게 꼬일 수 있겠지만 어떻게 보면 빌드의 차이를 만들 수 있는 구간이기에 좋은 승부수였고 이중대를 밀어내면서 원상원은 1위로 치고 나갔습니다. 그러면서 이중대가 이하 선수들을 다 블로킹 하는 상황이 됐고 원상원 선수는 무난하게 1위로 올라갈 수 있었죠.


결과적으로 박현호는 혼자 실수도 했지만 다른 선수들과 거리차이는 전혀 벌어지지 않았고 이후에 좁은 복합굴절구간에서 뭉쳐가던 선수들의 커진 라인을 틈타 박현호는 4위까지 치고 올라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던 것인데요. 원상원의 자신을 위한 승부수가 박현호에게까지 도움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상황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4위는 박현호, 3위는 김승태, 2위는 김은일이었기 때문에 그대로 골인 지점을 들어간다면 의외로 이중대가 단 1p차이로 탈락할 상황이었기 때문이죠.

이제 마지막으로 어려운 코스인 길게 이어진 부스터존 이후에 왼쪽 점프 드립 후 다시 한번 왼쪽 드리프트후 오른쪽으로 헤어핀 공략하듯이 부스터 존을 공략하는 곳입니다. 그만큼 선수들이 부담스러워하는 구간입니다. 특히 하위권선수들이 따라갈 때 속도가 빨라서 공략이 어렵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무난히 들어가지 않을까 예상을 했지만 2위였던 김은일 선수가 아무래도 총 포인트가 역전이 됐다는 것이 큰 압박감이었는지 점프 드립부터 라인을 잘못 가져가면서 3위인 김승태 선수와 거리차이가 확 좁혀지더니 헤어핀 부스터 존으로 들어가는 구간에서 최대한 인코스로 들어가면서 공략해야 하는데 아웃으로 조금 밀리더니 결국 R키를 눌러버리고 말았습니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3위인 김승태마저도 똑같이 아웃으로 밀리면서 두선수가 나란히 R키를 누르는 모습이 나왔고 그 결과 박현호 선수는 조그마한 실수는 있었지만 뚝심 있게 끝까지 주행해 2위로 골인을 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은 최종포인트 3위로 패자부활전에 합류할 수 있었던 '뚝심의 사나이' 박현호. 패자부활전에 진출한 4명의 선수 가운데 가장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간 선수는 박현호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온게임넷 김대겸 해설 위원
정리=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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