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에서 펼쳐진 넥슨 서든어택 2차 챔피언스리그 여성부 8강 엔비와 크레이지포유 경기에서 전반전 크레이지포유 한 선수의 사운드가 들리지 않음에도 심판이 경기를 속개했고 이에 경기가 끝난 뒤 크레이지포유는 자신들의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경기를 요구하며 사태가 커지고 있다.
전반전 3라운드가 끝난 뒤 크레이지포유의 박희은은 사운드가 들리지 않아 뒤에 있는 부심에게 경기 중단을 요청했다. 부심은 이를 주심인 황규찬 심판에게 5라운드가 시작될 쯤 이 사실을 전달했지만 황규찬 심판은 경기를 속개하라고 전했고 크레이지포유의 이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전반전이 끝이 났다. 심판의 첫 번째 오심이었던 것이다.
전반전이 끝난 뒤 크레이지포유 박희은은 컴퓨터 점검을 통해 사운드 오류를 고쳤으나 후반전 1라운드가 끝난 뒤 또다시 사운드가 들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기 중단을 요청했다. 그러나 황규찬 심판은 이번에도 경기 속개를 지시했고 결국 크레이지포유가 제기한 두 번의 이의신청은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은채 경기는 크레이지포유의 패배로 끝이 났다.
경기가 끝난 후 크레이지포유 박희은은 왜 경기 중단이 안됐는지 이의를 제기하면서 문제가 커지기 시작했다. 황규찬 심판은 "전반전 상황은 라운드가 끝나갈 무렵 들려온 이야기였기 때문에 경기 결과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판단했고 후반전의 경우 경기 흐름을 방해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해 속개하 것이지만 이는 내 실수였다"며 오심을 인정했다. 결국 심판의 오심으로 크레이지포유는 전반전과 후반전 모두 박희은이 사운드가 들리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를 펼친 것이다.
경기가 끝난 뒤 이의신청을 하는 상황에도 문제는 불거졌다. 일반적인 스포츠 규정대로라면 심판이 오심을 하긴 했지만 재경기를 하지는 않는다. 심판의 오심도 경기의 일부분이라는 규정이 존재하고 심판 판정은 번복되지 않기 때문. 그러나 서든리그 규정집을 보면 심판 판정은 번복할 수 없다는 규정과 이의 제기가 받아들여질 경우 재경기를 할 수 있다는 두 개의 규정이 상충하고 있기 때문에 e스포츠 사상 초유의 심판 오심으로 인한 재경기가 펼쳐질 가능성이 생겨난 것이다.
크레이지포유는 전반전 박희은의 사운드가 들리지 않았던 5라운드부터 재경기를 요구했고 엔비는 "심판의 잘못으로 인한 경기 속개로 이미 승부가 결정났음에도 재경기를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재경기를 거부했다. 이에 황규찬 심판은 절충안으로 후반전 1라운드부터 재경기를 하는 것이 어떻냐고 제안했지만 두 팀 모두 이마저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나 e스포츠에서 심판 오심으로 인한 재경기 사례를 만드는 것은 이후 e스포츠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재경기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결국 협회, 종목사, 방송국, 선수들 모두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상황에서 재경기 여부는 8일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협회 황규찬 심판은 "이번 일은 나의 판단 실수로 인한 오심 때문에 생긴 문제"라며 "8일 협회와 종목사, 방송국이 다시 모여 이번 일에 대해 결론을 내릴 예정이며 심판위원회를 통해 나의 징계 여부도 결정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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