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그 과정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응원을 해주지는 못할망정 그들에게 돌을 던지냐고 비난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과정이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은 분명 짚고 넘어가야 한다. 이는 그들이 사회 생활을 할 때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상식을 모르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직장 생활을 한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한 직장을 그만둘 때 한 달 전에 상사에게 이야기를 한 뒤 후임을 구해 그들에게 내 업무를 인수인계 하는 것이 상식이고 그 일이 자신이 그동안 월급을 받고 일했던 직장에 대한 예의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판단된다.
스포츠에서는 그 규제가 더 심한 편이다. 계약 관계인 팀에게 일방적인 탈퇴 통보는 절대 할 수 없다. 만약 야구 선수가 이제 야구가 싫어지고 골프가 하고 싶다며 무작정 그만두겠다고 회사에 떼를 쓸 수는 없다. 만약 그런 일이 밖으로 알려진다면 팬들의 비난을 피해갈 수 없을 만큼 엄청나게 잘못된 일이다.
그러나 임태규와 유병준은 일반 직장인들에게조차 상식이라 생각되는 일마저 하지 않고 팀에 큰 피해를 입히며 자신들이 하고 싶은대로 행동했다. 그들이 팀을 나가겠다고 선언한 것은 시즌이 개막하기 2주전이다. 감독 입장에서 당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임태규와 유병준의 경우 두 선수 모두 주전 프로토스로서 팀에 큰 힘이 돼주던 선수들이기 때문에 시즌 계획을 이미 세워 놓은 팀에게는 엄청난 해악을 끼친 것이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프로토스 자원이 워낙 풍부해 드래프트에서도 프로토스를 선발하지 않았다. 기존에 있던 프로토스 연습생들마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해 모두 나간 상황이었다. 만약 유병준과 임태규가 나간다면 송병구와 허영무 등 두 명의 프로토스로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이하 스타1)와 스타크래프트2:자유의날개(이하 스타2) 모두를 소화해야 한다. 엔트리는 고사하고 다른 종족이 프로토스를 상대로 연습은 꿈도 꿀 수 없을 정도로 팀 전력에 큰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임태규와 유병준은 개막 2주를 앞두고 자신들은 LOL을 해야 하기 때문에 팀을 나가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미 마음이 떠난 선수들을 붙잡아 둘 수는 없는 상황이었기에 삼성전자는 선수들을 놓아 주었지만 다른 스포츠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일반 직장에서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물론 삼성전자는 현재 정규시즌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들의 빈자리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성적이 좋다. 그러나 스타2에서 삼성전자의 성적은 그다지 좋지 못하다. 신노열이 에이스 결정전에서 2승을 거둬주며 선전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기는 하지만 앞으로 스타2 비중이 점점 커질수록 삼성전자는 프로토스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얼마 전 허영무가 스타리그 8강 변현제와의 대결을 앞두고 컴퓨터와 연습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병구는 MLG 참가를 위해 미국에 나가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연습할 수 있는 프로토스가 없었다. 컴퓨터를 상대로 프로브를 나누는 허영무가 모니터를 보며 한숨을 쉬고 있는 모습은 과연 누구의 잘못인 것일까.
임태규와 유병준을 비난할 생각이 없다. 하지만 그들이 아무런 죄책감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이는 큰 문제다. LOL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일과 함께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기 바란다.
앞으로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종목을 전환한다 하더라도 선수들이 성숙한 스포츠맨 정신을 발휘해 팀과 충분한 상의 끝에 자신의 꿈을 실현시켰으면 한다. 다른 스포츠에서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를 모두 바라고 있다는 것을 선수들 모두 깨닫기를 바란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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