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2년 고등학교 1학년 나이로 프로게이머에 데뷔한 서지수는 빼어난 외모와 실력으로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여성 게이머가 꺼리는 테란 종족을 선택한 서지수는 여성부 리그를 휩쓸면서 최강자로 거듭났다.
여성부 리그가 없어지면서 남성 선수들이 중심인 개인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서지수는 숱한 화제를 불러 일으키며 성장해갔다. 개인리그 예선전이 열리는 날이면 각종 언론 매체들은 서지수의 성적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서지수가 승리를 거두면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가 요동치기도 했다. 더불어 서지수에게 예선전에서 패한 남성 선수들은 은퇴로 이어진다는 징크스가 나오기도 했다.
예선전부터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지만 본선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공식전 경기도 지난 2009년 이후 4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 번도 갖지 못했다. 이번 은퇴는 인생의 갈림길에 선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지도 모른다. 서지수의 은퇴로 인해 e스포츠에서는 유일한 여성 프로게이머가 사라지게 됐다.
서지수는 "경기장에서 멋진 플레이를 기대하셨을 텐데 그런 모습을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하고 은퇴를 하게 돼 너무나 죄송스럽다"며 "팬들에게 받은 사랑에 감사 드리며 그 사랑 잊지 않고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유일한 여성 프로게이머였던 서지수가 떠났지만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진행된 그의 도전은 영원토록 잊지 못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볼 때는 무모한 도전일지도 모르지만 김가영(스타테일), 김시윤(슬레이어스) 등 '제2의 서지수'가 되기 위해 하나 둘씩 여성 게이머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크래프트에서 서지수가 남성 리그에 도전하면서 후배 여성 게이머들에게도 도전 정신을 심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지수는 여성 게이머의 선구자 역할을 했다.
은퇴하는 서지수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이제 정들었던 e스포츠계를 떠나더라도 남성부 리그에 도전한 정신은 잊지 말았으면 한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도전했던 정신을 다른 분야에 가서도 계속 이어가 그 분야에서 빛낼 사람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데일리e스포츠 김용우 기자 kenzi@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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