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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대통령배가 아니라 아이유배?

또 하나의 e스포츠 행사가 막을 내렸다. 지난 12일부터 13일까지 수원 종합 운동장 일대에서 열린 2012 대통령배 전국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가 이틀 간의 열전 끝에 경기도의 종합 우승으로 끝났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에서 지난 2009년 대통령배로 승격되면서 전국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가 매년 꾸준히 열리면서 풀뿌리 e스포츠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또 개최지는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개최하는 정보 과학 축제 등의 학생들을 위한 과학 프로그램과 연계하면서 학생들의 관심을 고조시키는 등 다양한 계층을 끌어 들이려고 노력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언제나 초대가수에 의해 묻힌다. 이번 대통령배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해에 이어 2년 연속 인기 가수 아이유를 초청한 주최측은 그 덕에 흥행에 성공했다. 오후 3시가 되자 인근 학교 학생들이 종합 운동장의 실내 체육관으로 몰려 들었고 삽시간에 3000명을 수용하는 실내 체육관을 가득 메웠다.

학생들은 경기도지사와 수원시장 등 지방 자치 단체장들의 한 '말씀'이나 게임 시연 대회 등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오히려 행사가 길어지자 지루하다는 듯 야유를 쏟아냈다. 아이유가 나오고 나서야 야유는 함성으로 바뀌었다.

아이유가 사라지고 나서는 어땠을까. 경기장에는 KeG에 출전하기 위해 모인 선수들과 인솔자, 대회 관계자밖에 남지 않았다. 텅 빈 경기장은 불과 30분전 뜨거운 함성이 터져 나왔던 곳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현장에서는 "이런 분위기라면 대통령배 KeG가 아니라 아이유배 KeG라고 부르는 것이 맞겠다"는 쓴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행사 자체가 e스포츠를 사랑하는 아마추어 게이머들이 경연을 펼치는 곳이기에 관객이 없다고 뭐라 할 수는 없지만 가수의 힘에 기대어 e스포츠를 포장하는 일은 더 이상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최측이 원하는 모양새가 나오지 않더라도 e스포츠 행사라면 e스포츠와 관련된 인물들을 초청해서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더욱 의미가 클 것이다. 예를 들면 전국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의 정식 종목에서 프로게이머로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이 현장에서 대회 시연을 한다든지, 종목사들이 결승 현장에서 대규모 이벤트를 펼치고 신규 게임에 대한 발표회를 하는 등 e스포츠 행사다운 방향으로 이끌어 간다면 내실을 다질 수 있을 것이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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