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요즘 보면 ‘e스포츠의 글로벌화’에 대한 정의가 무엇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진저한 e스포츠 글로벌화가 무엇인지 다들 간과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 e스포츠 관계자들이 생각하는 글로벌화가 각각 다르다는 생각마저 든다. 한 마음, 한 뜻으로 노력해도 힘든 것이 문화의 글로벌화인데도 서로 동상이몽을 하고 있으니 답답한 노릇이다.
e스포츠 관계자들이 가장 착각하는 부분은 우리나라 선수들이 해외에 가면 인기가 많다는 점을 활용해 해외 대회에 한국 선수들을 적극 출전시키는 것이 글로벌화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단지 해외에서 팬들이 우리 선수들에게 열광을 보낸다고 글로벌화에 이미 한발자국 다가섰다고 안도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과연 그것이 진정한 글로벌화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프리미어 리그는 전 세계 축구 팬들이 지켜보고 이를 중계하고 위해 각 국가는 비싼 중계료를 지불한다. 그러나 정작 프리미어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은 남미의 대표 적인 스타 선수들이나 각자 다른 나라에서 프리미어 리그에 스카우트 된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과연 누가 축구의 글로벌화를 이룬 것일까? 프리미어 리그일까? 아니면 그 나라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배출한 나라일까?
한국 e스포츠가 지향해야 할 글로벌화는 바로 프리미어 리그다. 그 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을 배출하고 있는 나라들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 즉 프로리그 등 각종 e스포츠 리그의 내실을 다지는 일을 먼저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글로벌화를 주장하고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프로리그 내실을 다질 생각은 하지 않고 그저 해외 팬들이 우리나라 선수들의 플레이에 열광한다는 이야기만 늘어 놓는다.
선수라는 좋은 자원을 가지고 있어도 프로리그 내실을 다지지 않으면 결국 그 선수들은 각종 해외 리그로 모두 눈을 돌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결국 우리는 남 좋은 일만 하게 된다. 우리나라 리그가 아닌 우리나라 선수들이 뛰고 있는 해외 리그가 더욱 성공하는 상황을 지켜봐야만 할지도 모른다.
지금 당장은 프로리그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선수들을 해외 대회에 출전시키는 것도 필요한 일이겠지만 프로리그 결승전에 겨우 몇 천명밖에 오지 않는 현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한 노력이 더욱 절실한 때다.
우리나라 e스포츠가 프리미어 리그로 발전해야 할지 아니면 프리미어 리그에 선수를 공급하는 남미 대륙의 한 나라로 전락하게 될지 선택의 기로에 놓여 있다. 부디 글로벌화라는 단어만 운운하지 말고 내실을 다지는 것이 진짜 글로벌화를 위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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