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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라이엇게임즈를 배워라

[기자석] 라이엇게임즈를 배워라
라이엇게임즈는 지난 26일 LOL 리그에 참가하는 게임단들을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다. 라이엇게임즈 관계자뿐만 아니라 온게임넷 PD 등 리그 실무진들이 대거 참석해 선수들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하는 자리였다.

현장에서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선수들은 자신들의 의견과 이야기를 가감 없이 털어놓았고 관계자들 역시 자신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들을 수 있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LOL 선수들은 마음 놓고 리그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졌다며 행복해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며 협회 소속 프로게임단 선수들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들은 앞으로 어떻게 리그가 진행되는지 알지 못할뿐더러 의견을 개진할 창구조차 없다. 인터뷰로나마 의견을 낸다고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싸늘한 시선이다. 리그 운영에 불만이나 문제점을 제기했던 한 선수는 '공개 발언을 자제하라'는 지시를 받기도 했다.

e스포츠 리그를 만들어 가는 핵심은 선수다. 선수가 없다면 팬은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모든 스포츠의 근간이 되는 선수들의 의견을 묵살한 채 그저 기업의 논리로만 모든 것을 결정하는 구조는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요즘의 협회 소속 프로게이머를 보고 있노라면, 시키는 일만 하고 연봉을 받아가는 회사원이 된게 아닌가 싶어 씁쓸하다.

평소 알고 지내던 한 선수는 "어떤 스포츠도 선수들의 의견이 이렇게 무시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가끔은 허수아비가 된 기분이다. 더 무서운 것은 이런 문화가 익숙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만간 선수들이 생각하는 불안한 미래가 현실로 다가올 것 같다"는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 때문이었을까. 최근 e스포츠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라이엇게임즈의 행보 하나하나가 도드라져 보인다. e스포츠를 게임 마케팅 수단으로만 보지 않고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접근하고 있는 이 회사는 앞으로도 한동안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어떤 개발사도 이처럼 e스포츠 시장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적은 없었다. e스포츠를 이끌고 있는 방송사, 선수단 등 다양한 관계자들과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노력한 개발사도 없었다. 이런 행보 덕분일까? LOL은 리그 출범 1년만에 한국e스포츠를 대표하는 종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10여년 동안 한국e스포츠는 다양한 발전 주체가 있었다. 초반에는 방송국 온게임넷이 e스포츠를 주도했고 이후에는 한국e스포츠 협회 소속 기업들이 스폰서가 되어 e스포츠를 이끌어 왔다. 그리고 지금은 라이엇이나 블리자드, 넥슨과 같은 종목사들이 e스포츠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장 신참이라 할수 있는 라이엇게임즈가 주목받고 있는 것도 '소통' 덕분이다. 라이엇게임즈는 어떤 종목사들보다 적극적으로 다양한 e스포츠 관계자들과 만나고 있다. 방송사와 협회는 물론, 언론과 팬, 선수들에게 이르기까지 e스포츠를 이끌고 있는 거의 모든 주체들과 수시로 의견을 나누면서 리그의 방향을 정한다.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같은 e스포츠 종목사인 블리자드나 넥슨과 같은 회사들이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야 할 부분이다. 특히 넥슨은 꾸준히 e스포츠 리그를 진행해왔지만 마케팅 일환에 그쳤다는 느낌이 없지 않다. 카트라이더나 서든어택, 던전앤파이터, 카스온라인 가운데 어느것도 한국을 대표하는 e스포츠 종목이라고 선뜻 말하기 어렵다는 게 그렇다.

특히 라이엇게임즈는 얼마전 LOL을 e스포츠 종목으로 육성하고 LOL 리그를 스포츠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게임회사인데 스포츠를 하겠다고 한다. 이해할 수 없는 얘기다. 하지만 바로 이런 점이 다른 종목사와 차별화되는 점이다. 그리고 우리 e스포츠 선수들은 바로 이런 종목사를 오랫동안 기다려 왔다.

LOL 리그가 단순히 이용자가 많아 성공한 것이라고 치부해 버린다면 앞으로 그 어떤 게임도 LOL과 같은 성공을 경험하지 못할 것이다. 종목사 뿐만 아니라 다른 e스포츠 주체들도 라이엇게임즈의 행보에서 배울점을 찾지 못한다면, e스포츠 발전은 더욱 요원해질 것이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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