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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토크] 잠꼬대로 분풀이?

출장을 가면 다른 사람과 방을 같이 쓸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해외로 나갔을 때는 어쩔 수 없이 2인 1실에 묵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대부분 같은 회사나 같은 팀 소속으로 묶어주기는 하는데요. 두 사람이 같은 공간에서 살을 부대끼며 지내다 보면 파트너의 다른 면을 보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한 해외 출장에서 생긴 에피소드입니다. 같은 회사의 상사와 부하 직원이 한 방에 묵게 됐다고 합니다. 오전 8시부터 현장에서 대회를 지켜보고 숙소에 돌아오면 오후 10시, 자료를 만들고 나면 새벽 2~3시에 잠을 청하는 '빡신' 일정을 소화했다고 합니다. 같은 일정을 사흘 정도 반복하자 부하 직원이 잠꼬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일하다가 쓰러지듯 잠을 청한 부하 직원은 동료에게 말하듯 상사에 대한 분풀이를 잠꼬대로 했다고 합니다. "A부장님 좀 심하지 않냐..."라고 순화해서 요약할 수 있겠네요.

다음날 아침 상사는 부하 직원에게 쿨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지난 밤 잠꼬대를 하면서 자기를 욕하더라라고 말이죠. 부하 직원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 오르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상투적인' 변명을 했습니다.

욕 잠꼬대가 나온 다음날 비슷한 시간에 쓰러지듯 잠을 청한 부하 직원은 자면서 펑펑 울었답니다. 상사로부터 아침에 잠꼬대로 욕했다는 말이 분했던 것인지, 다른 사연이 있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상사는 부하 직원이 자면서 서럽게 우는 모습도 지켜봤답니다.

그 다음날 이 소식을 들은 관계자들은 사흘째 되는 날 잠을 자면서 상사를 때리지 않겠느냐고 예상했지만 불미스런(?)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잠꼬대를 통해 상사에게 쌓였던 감정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방법도 왠지 괜찮아 보이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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