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카트라이더 리그 해설위원 정준입니다.
연일 한파가 계속된 탓일까요. 지난 주 경기에서도 선수들의 얼어붙은 경기력은 아직 회복되지 못했습니다. 지난 16차 리그에서 3위에 입상했던 BestBJ는 상처투성이 승리를 얻었고, 조성제가 속한 오존RG는 간신히 탈락 위기를 넘기는 데 만족해야 했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옐로우 라이더들의 자존심은, 아무래도 16강 경기에서나 만회할 기회를 맞이하겠네요.
17차 리그가 진행되면서 여러분들께 리그의 전반적인 흐름과 변화에 대해 설명해 드렸었죠. 그만큼 카트리그의 세력 판도가 급변하고, 세대교체 역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하지만, 오늘은 스카우팅 리포트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할 것 같습니다. 드디어 '그분'이 돌아오셨거든요.
◆다크나이트, '매'중선을 만나다
카트라이더 리그에서 가장 빠른 라이더는 누구일까요? 7관왕의 황제 문호준, 탱크 유영혁을 떠올리는 분들이 대다수겠지만 공식 레코드에서 이 두 선수를 가뿐히 제압하는 라이더가 있습니다. 바로 '매의 눈' 이중선이죠.
◇매의 눈 이중선
S2 기준으로 이중선은 가장 오랫동안 리그 공식 트랙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물론 현재 리그에서 사용하는 KL-W01 바디의 기록은 아니지만 타임어택에서 이중선의 존재감은 모두가 인정하는 최강자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반대로, 리그 경기에서 순수 스피드만으로 최고를 꼽는다면? 당연히 '다크나이트' 전대웅이 독보적입니다. 실제로 생방송 무대에서 보여준 그의 가속능력은 바디의 성능을 초월할 정도니까요. 흔히 표현하는 '최적화 빌드'라는 정석을 실전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선수입니다. 레이싱의 기본 원칙인 '최단거리를 최고 속도로' 달려주는 경이로운 라이더죠.
지난 16차 리그에 참가하지 않았던 전대웅이, 이번에는 최고의 파트너인 이중선과 만났습니다. 유영혁-박인재, 문호준-문명주 조합을 뛰어넘는 드림팀의 탄생입니다.
◆두 남자의 시너지 효과
슬프게도, 이 두 명의 선수는 '최고', '최강'의 칭호를 달고 살지만 유난히 상복은 없는 선수들입니다. 전대웅의 경우 개인전 리그에서 문호준, 유영혁에 밀려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고, 이중선 역시 번번히 입상에 실패했습니다. 팀전에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매번 유영혁이라는 거대한 산에 가로막혀 우승권에는 근접하지 못했죠.
◇돌아온 '빅3' 전대웅
전대웅-이중선의 'HACK'팀은 문호준이나 유영혁의 팀과는 컬러가 다릅니다. 앞서 언급한 두 선수가 강력한 카리스마와 경기력으로 팀원을 이끌어가는 원탑 형태라면, 전대웅-이중선은 전략의 가변성이 뛰어난 투탑 형태니까요.
다른 팀들은 에이스가 흔들리면 팀원과 함께 공멸할 가능성이 높지만, 실력의 밸런스가 균등한 HACK은 서로를 믿고 개인전과 같은 독자적 플레이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예상으로는, 지금까지의 러너-스위퍼 전략과는 전혀 무관한, 러너-러너 전략을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전략은 강한 팀을 만날수록 더 높은 효율을 보여주게 되겠죠.
한 시즌의 공백을 깨고 카트리그로 돌아온 전대웅, 그리고 전대웅을 만나 더 높이 오를 준비를 마친 이중선. 이 두 명의 라이더로 인해 17차 리그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됐습니다. 무너진 옐로우 라이더의 자존심과 첫 우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32강 마지막 주 경기를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온게임넷 정준 해설 위원
정리=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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