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LOL 언어폭력, 자정으로 해결될까](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301181447140072234dgame_1.jpg&nmt=27)
한국 서비스 1주년을 갓 넘긴 LOL은 지난 2012년을 가장 뜨겁게 달군 게임이다. LOL은 뛰어난 게임성과 개성 넘치는 다양한 챔피언, 라이엇 게임즈의 이용자 친화적 정책, 매 시즌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는 온게임넷 LOL 챔피언스 리그 등 여러 요소가 맞불려 스타크래프트1:브루드워 이후 새로운 국민게임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LOL은 그 어떤 게임보다 욕설이 심한 편이다. 5대5 대전을 기본으로 협업이 이뤄져야 승리할 수 있는 LOL 특성상 한 명의 실력이 떨어지거나 실수를 연발하게 되면 마치 4대6으로 게임을 하는 것 처럼 느껴진다. 특히 팀이 지고 있을 경우 서로 헐뜯고 비난하며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이 난무한다. 한 명이 욕을 하면 연쇄작용이 일어나는 편이다. 또 게임 내 욕이나 반말이 당연시 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신고 시스템이 있지만 정작 비매너 이용자들은 신고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상대가 욕을 했을 때 신고하겠다고 하면 오히려 '할테면 해봐라, 제재 받은 적 한 번도 없다'며 배짱을 부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또 욕을 하는 대부분의 이용자들은 '상대가 못해서 욕을 했는데 뭐가 잘못이냐'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 게임 내 욕설이나 비매너를 이용자의 자정에 맡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라이엇 게임즈가 자정 작용을 극대화하기 위해 명예 소환사 시스템이나 게임 배심원단, 카툰을 이용한 매너 플레이 캠페인 등 게임 내 욕설과 비매너를 근절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눈에 띄는 변화는 찾기가 힘들다.
명예 소환사 보상의 일종으로 게임이 끝난 후 칭찬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리본은 초반에는 큰 호응을 얻었지만 지금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고 생각하는 이용자가 대다수다. 또 이용자가 신고로 이뤄진 사례를 보고 직접 판결을 내리는 배심원단 시스템은 자신의 손으로 비매너 이용자에게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보상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크게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최근에는 게임 내에서 심한 욕설을 한 이용자 두 명을 고소한 후기가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여성 이용자에게 모욕적인 언사를 한 두 명 중 한 명은 벌금형, 나머지는 가정 법원에 송치됐다. 겉으로 볼 때는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지만 게임 내 불량 이용자들로 인해 속은 멍들고 있는 것이 LOL의 현주소다.
이런 상황에서 좀 더 다양한 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 당장 새로운 시스템 구축이 힘들다면 이용자들의 자정을 강요할 수 있는 보상이라도 필요하다. 챔피언 선택창과 게임 로딩 화면에서만 볼 수 있는 리본 대신 게임 내에 구현되는 유니크한 아이템은 어떨까. 챔피언에게 특수한 이펙트가 나타난다던지, 룰루를 따라다니는 픽시처럼 챔피언 곁을 맴도는 요정을 부여한다는 식으로 말이다. 물론 판매는 불가하며 오직 매너있는 플레이로만 얻을 수 있도록 한다면 이를 얻기 위해서라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지는 않을까.
LOL의 약관 중 행동 규범에 '라이엇 게임즈가 제시하는 금지 행동을 할 경우 계정 종료, 삭제를 포함한 적합한 징계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아직도 게임에 접속하면 욕을 하는 이용자들을 심심찮게 만나 볼 수 있다. 약관이 있지만 조치가 제대로 취해지지 않으니 유명무실한 셈이다.
[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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