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카트리그 해설위원 정준입니다.
숨가쁘게 달려왔던 17차 리그도 어느덧 막바지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제 결승전으로 가기 위한 최종 관문인 준결승 경기만이 남아있네요. 32강과 16강에서 흔들렸던 빅3는 서서히 자존심을 회복 중입니다. 역시 경험이 말해주는 것일까요. 이제껏 겪어온 전장의 수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듯이, 빅3는 모두 순위 결정전에서 상위권을 기록하며 준결승 대진을 유리하게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닌 듯 보입니다. 기복 없는 플레이로 기세를 몰아가는 원투펀치와 신성으로 떠오른 트레이드A, 오존의 에이스로 급부상한 오존스파크가 끊임없이 왕좌를 위협하고 있으니까요. 오늘의 스카우팅 리포트는 달라진 준결승전의 포인트 지급 방식과 A조의 관전 포인트에 중점을 두고 설명 드리겠습니다.
◆벼랑 끝에서 부활한 유영혁, 이번에도 만만치 않다.
지난 주 순위결정전에서 역대 연장전 사상 가장 긴 승부가 펼쳐졌었죠. 아이러니하게도 오존의 두 팀이 유리한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집안 싸움을 펼쳤습니다. 무려 4경기를 더 달린 끝에 오존제논이 승리를 가져오긴 했지만, 유영혁의 질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박인재의 서포트가 약했다는 점은 부정하기 힘든 경기였습니다.
◇'빅3' 유영혁(왼쪽).
이번 순위결정전 경기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었죠. 이전의 개인 리그가 압도적인 주행능력의 빅3가 초반부터 치고 나가서 1위를 굳히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다면, 팀전 리그로 변화하면서 팀간의 실력 격차가 줄어들고 소위 '치고달리기' 레이싱이 어려워진 것이 사실입니다. 따라서 최적화 빌드에 따른 속도 위주의 라인 구성보다는 격렬한 몸싸움에 의한 진흙탕 싸움이 대세가 되어 버렸죠.
그런데, 준결승 A조에 속한 멤버들이 몸싸움 하나는 기가 막힌 선수들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황제' 문호준과 '탱크' 유영혁에, '헌터' 조성제와 '짱돌' 안성수까지 속해 있습니다. 특히 조성제와 안성수는 주행보다는 몸싸움에 특화돼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에 제 아무리 단단한 유영혁이라도 몸싸움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120포인트의 긴 레이싱
준결승전의 포인트가 순위별로 40, 35, 32, 30점을 차등 지급한다는 것은 지난 주에 설명을 드렸습니다. 현재 4위로 시작하는 S.F가 1위를 하기 위해서는 최소 130포인트를 획득해야 하는 것이죠. 또 60포인트 선취 방식에서는 트랙이 많아 봐야 6~7개 등장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120포인트 선취 방식에서는 최소 10경기, 많게는 15경기까지 가는 장기전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트랙에 의한 복불복 상황이 상대적으로 적게 벌어집니다. 1시간 이상 경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체력적인 부분도 충분히 고려를 해야 하겠죠.
선수들에게 있어 최고의 변수는 역시 몸싸움과 리타이어입니다. '아이스 갈라진 빙산'이나 '공동묘지 해골 손가락' 등의 트랙에서는 충분히 리타이어가 발생할 수 있고, 팀원 한명의 리타이어는 팀워크의 붕괴로 이어지는 것이 보통이니까요.
다른 어떤 경기보다 몸싸움이 심할 것이라는 예상도 여기에 한 몫 합니다. 공중으로 점프하는 구간에서 발생하는 사고는 막을 방법이 없고, 거친 몸싸움으로 장기전이 펼쳐지면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든 싸움이 되기 쉽죠.
이번 17차 리그는 역사상 선수들간의 격차가 가장 적은 리그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빅3와 옐로우의 위기라고 하기보다는 레드와 블랙의 도약이라고 보는 것이 맞죠. 그렇기 때문에 이번 준결승 경기에서도 결승전 진출자가 단 한 팀도 확실히 보이지 않습니다. 그것이 문호준과 유영혁이라고 해도 말입니다.
최선을 다해 경기를 준비하고 마지막 관문에서 생존을 위한 결전을 벌이게 될 선수들에게, 이번 경기에도 많은 응원과 격려를 부탁 드리겠습니다.
온게임넷 정준 해설 위원
정리=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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