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강동희 감독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이 내려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프로농구에 미치는 여파는 상당히 크다. 강 감독이 승부 조작으로 인해 검찰의 수사를 받는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농구장을 찾는 팬들의 발걸음은 급격히 줄어들었다. 정규 시즌을 마무리하는 타이밍이고 곧 포스트 시즌에 돌입하는 프로농구의 입장에서는 흥행 참패가 예상된다.
남의 일이지만 남의 일 같지가 않은 것이 사실이다. 2010년 e스포츠 업계가 겪었던 블법 베팅 사이트를 통한 승부 조작 사건이 또 다시 떠오른다. 한창 인기를 얻고 있었던 스타크래프트 리그는 스타 플레이어들이 줄줄이 연루된 승부 조작 사건으로 인해 팬들의 외면을 받아야 했고 과거와 같은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강동희 감독과 같이 스타 플레이어 출신 사령탑이 승부 조작에 연루됐다는 것이 믿기지 않지만 e스포츠 업계에서도 몇 번이나 개인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인기를 얻었던 선수들이 끼어 있던 것으로 밝혀졌던 터라 이번 사태가 남의 산에 난 불처럼 보이지 않는다.
최근 e스포츠계에도 승부 조작이 다시 일어나는 것 아니냐며 우려되는 요소가 발생하고 있다. 프로리그나 개인리그 경기가 진행될 때면 각종 포털의 검색어에 해당 출전 선수들의 이름이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로 떠오르는 경우가 잦다. 예를 들어 프로리그에서 선수 A와 B가 경기를 치르면 포털 검색어 10위 안에 A와 B의 이름이 뜨는 식이다. 검색어로 들어가보면 승부 예측 관련 블로그 글이 연관되어 있고 불법 베팅을 하는 사이트로도 연결된다.
선수들이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지는 않지만 불법 베팅 사이트는 여전히 성행하고 있고 이 사이트들을 통해 불법 베팅을 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는 뜻이다.
데일리e스포츠는 2010년 승부 조작과 관련한 취재를 진행하면서 선수들의 연루 행태를 잡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건의 몸통이자 핵심은 불법 베팅 사이트라고 누누히 지적해왔다. 강동희 감독의 사례 또한 불법 베팅 사이트, 또는 불법 스포츠 토토와 끈이 닿아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검찰에게 바란다. 유명 인사가 연루됐다고 밝히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승부 조작의 원인을 근절하려면 불법 베팅 사이트, 불법 스포츠 토토를 사전에 제거해야 한다. 점조직처럼 운영되고 사이트가 해외에 있어 단속하고 근절하기 어렵다며 수사를 멈추는 것은 더 이상 변명이 되지 않는다.
불법 베팅의 뿌리를 뽑지 않는다면 스포츠를 스포츠답게 즐길 수 있는 문화는 한국에서 사라질 것이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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