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 A는 천재형으로 분류됩니다. 말투가 어눌해서 얼핏 노력형으로 보이는 이 선수는 게임 안에서는 창의성이 넘쳐 납니다. 스타크래프트2로 전향했을 때 A의 감독은 게임의 특성을 삽시간에 이해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협회 소속 선수들이 늦게 시작한 탓에 A가 속한 팀은 GSL이나 GSTL의 VOD를 보면서 게임을 익혔는데요. A는 경기에 나온 화면을 복사라도 한 듯 금세 따라하면서 천재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스타2 시대에 돌입하면서 A가 대성할 것이라 예상한 감독은 프로리그에 자주 기용하면서 팀 성적을 끌어 올리는 효과를 봤습니다. 그러다 이제 슬슬 A가 개인리그에서 힘을 내줄 것이라 예상하고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습니다. '개인리그에서 팀을 위해 우승컵을 하나 가져다 줄 수 있지?'라며 기대 겸 압박을 넣은 것이지요.
감독의 '과도한' 기대는 A를 엇나가게 만들었습니다. 게임이 좋아서 프로게이머 생활을 하고 있는 A가 압박을 받는다는 느낌을 가지면서 게임이 안 풀리기 시작한 것이지요. 잘나가던 프로리그 성적도 연패에 빠졌고 개인리그 또한 제대로 풀리지 않았답니다.
천재는 자유로운 영혼을 갖고 있기에 천재라 불린다는 말이 있습니다. 자유로운 영혼을 억압하는 과도한 기대는 과유불급을 낳을 뿐이라는 것이 A를 지도한 사령탑의 후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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