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조건은 하루 아침에 갖춰지지 않습니다. 선천적으로 통이 큰 선수들이 있지만 대부분의 선수들은 에이스 결정전에 여러 번 서보면서 적응해 나갑니다.
A 감독은 B 선수를 에이스로 키워보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실력이 굉장히 좋았고 내부 평가전에서 승률 9할에 이를 정도로 강력했습니다. 실제로 프로리그 무대에 내보냈을 때 B는 다른 팀의 주전들을 척척 잡아냈지요. 스타2로 전향하던 시기였기에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에서 잘하던 선수들은 한창 적응해야 했지만 B는 완벽히 적응을 마친 시점이었습니다.
스타2로 에이스 결정전이 결정되면서 B는 자주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다른 팀들이 생각하기에 B를 기용하는 것은 무리였지만 A 감독은 계속 내보냈고 어느 정도 성과도 냈습니다. 그렇게 B는 에이스 결정전에 적응을 해나갔고 12-13 시즌에 들어와서도 가끔 기용됐습니다.
그러던 차에 B에게 문제가 생겼습니다. 갑자기 에이스 결정전에서 연패에 빠진 것이지요. 실력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지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사라지면서 역전패 당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팀의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경기라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면서 부담을 가진 것입니다.
A 감독은 B의 에이스 결정전 연패를 지켜보면서 방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질책도, 조언도 하지 않았습니다. 감독이 이야기를 해서 극복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스스로 극복하면서 에이스 결정전에 대한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처방을 내렸습니다.
뒤돌아 보면 A 감독은 지금까지 그런 방법으로 에이스들을 키워왔습니다. 누구보다도 외로운 자리가 에이스임을 잘 알고 있는 A 감독의 휘하에서는 프로리그를 주름 잡은 에이스들이 많이 탄생했죠. B 또한 그렇게 성장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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