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날개 시절부터 선두로 치고 나간 웅진은 군단의 심장에서도 여전한 기세를 보이면서 단독 선두를 유지하고 있고 STX는 군단의 심장에서 6연승을 달린 덕에 하위권에서 단독 2위까지 뛰어 올랐다.
12-13 시즌에서 1, 2위를 달리고 있지만 시즌에 들어오기 전 웅진과 STX는 불안불안했다. 두 게임단 모두 모기업이 좋지 않은 상황에 처해 있다는 이야기가 지난 해부터 들려 왔기 때문이다. 두 기업의 이름을 검색해 보면 위기, 워크 아웃, 법정 관리, 채권단 등 기업 입장에서는 듣고 싶지 않은 단어들로 넘쳐 난다.
웅진과 STX의 모기업의 처지가 그렇다 보니 e스포츠 업계도 불안감에 빠졌다. 2010년과 2011년 여러 기업들이 프로게임단 운영을 하지 않겠다고 나선 예가 있기 때문에 2차 '엑소더스'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웅진 스타즈와 STX 소울은 게임단의 존재 이유를 성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웅진은 지난 시즌 세트 득실에서 다른 팀을 압도했음에도 불구하고 승수가 모자라 포스트 시즌에 가지 못했던 한을 풀기 위해 12-13 시즌 초반부터 집중력을 선보였다. 그 결과 3라운드가 끝난 시점에서 다른 팀과의 격차를 4.5게임으로 벌렸다. 세트 득실은 30을 훌쩍 넘으면서 '넘지 못할 4차원의 벽'을 쳐버렸다.
STX는 군단의 심장에 들어오면서 제대로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자유의 날개로 치러졌던 3라운드까지 STX는 여러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면서 기초 체력을 닦았다. 에이스 이신형이 제 궤도로 올라올 수 있도록 배려했고 신예 신혜성, 박건수, 김영주 등을 육성했다. 그리고 군단의 심장 베타 버전도 다른 팀 이상으로 탄탄히 준비했다. 그 결과 4라운드부터 군단의 심장이 적용되자 STX 선수들은 다른 팀보다 높은 이해도를 보이면서 압도하기 시작했다.
비단 성적 뿐만 아니다. 웅진과 STX는 e스포츠 팬들을 위한 서비스도 마련했다. 큰 돈이 드는 오프라인 이벤트는 열지 못하고 있지만 e스포츠 팬들이 군단의 심장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자그마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가이드북을 제작했다. 웅진은 자사의 전자책 브랜드인 메키아를 통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췄고 STX 또한 스마트폰, 태블릿PC를 통해 다운 받을 수 있도록 구글 플레이에 가이드북 어플리케이션을 제공했다.
12-13 시즌 들어 팬들을 위한 서비스가 줄어들면서 프로리그에서는 이벤트가 전무하다시피한 상황에서 웅진과 STX가 온라인 공간을 활용해 가이드북을 제공하는 등 아이디어 자체가 빛이 난다.
불황에 빠진 시대에 기업이 가장 먼저 줄이는 예산은 홍보나 이벤트 관련한 부분이다. 웅진과 STX 게임단 모두 해당될 수 있지만 다른 팀을 압도하는 성적으로, 효율성 높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한 온라인 팬서비스를 통해 업계를 주도하면서 자구책을 만들어 가는 모습을 보면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