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5월을 겨냥해 고객 만족에 나선다. 각종 기념일을 활용해 본격적인 제품 마케팅이나 기업 이미지 제고 행사를 진행한다. 각종 할인 행사가 열리고 타깃 고객층에 특화된 이벤트도 많다. 너무나 많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이벤트 일정만 알려주는 사이트가 있을 정도다.
최근 열리고 있는 e스포츠 행사들 또한 이벤트 천지다. 얼마 전 막을 올린 서든어택이나 월드 오브 탱크 등의 리그에는 다채로운 이벤트와 고객 사은 행사가 열려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쏟아지는 경품에 눈 돌릴 새가 없을 정도다.
그러나 e스포츠의 대표 브랜드라 자부하는 프로리그에서는 이벤트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감이 든다. SK플래닛의 한 브랜드인 호핑 캐시 쿠폰을 제공하고 3인 이상 가족 한 팀에게 외식 상품권을 주는 것이 전부다. 페이스북 이벤트도 열리지만 와닿지는 않는다.
불과 3년전만 하더라도 5월 프로리그 현장은 이벤트의 홍수였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가족, 학교 등 경기 현장으로 초청해서 선수들과 직접적인 만남을 주선했다. 당첨된 몇몇 팬들은 벤치에 앉아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등 참여하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참가하는 게임단마다 소속 기업이 내줄 수 있는 제품들을 통해 팬들에게 다양한 선물을 제공했다. 프로리그라는 대회에 참가하는 게임단들에게는 기업을 홍보하는 좋은 시기가 5월이었다.
짧은 시간 동안 e스포츠계는 많은 일들을 겪었다. 좋은 일보다는 좋지 않은 일이 많았고 일부 좋지 않은 일은 현재 진행형이기도 하다. 게임단을 보유하고 있는 일부 기업들은 계열사 해체나 법정 관리 등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아무리 사정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팬을 모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일은 분명한 실수다. 불황일수록 더 많은 투자를 통해 극복한 경영 사례들을 프로리그에도 적용해야 한다. 팬이 떠나가는 것을 남의 탓으로 돌리거나 아쉬워하지만 말고 적극적으로 나서서 붙잡아야 한다. 어떻게 하면 팬을 더 끌어올 수 있을지, 지금의 위기를 어떤 방법으로 해결해야 할지 협회나 게임단은 고민해야 한다.
팬이 없으면 프로가 될 수 없다. 경기력이 아무리 좋아도, 순위 경쟁이 아무리 치열해도 보러 오는 사람이 없으면, 관심이 없으면 프로 스포츠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