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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무관심은 무관심을 낳는다

[기자석] 무관심은 무관심을 낳는다
지난 29일부터 인천에서 열리고 있는 제4회 인천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가 어느덧 폐막을 앞두고 있다. 한국 대표로 출전한 선수들은 각 종목에서 뛰어난 실력을 뽐내며 금빛 향연을 이어가고 있다.e스포츠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 나라에서 출전한 리그 오브 레전드, 스타크래프트2, 스페셜포스, 철권 등 4개 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석권하며 e스포츠 종주국의 자존심을 지켰다.이렇듯 선수들이 투혼을 불사르고 있는 가운데 인천실내무도아시아경기대회 조직위원회의 운영은 다소 아쉽다. 대회 이튿날인 지난 30일 e스포츠 종목 예선이 펼쳐지던 삼산체육관 지하경기장에서는 가족과 함께 현장을 찾은 한 관람객이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상황은 이렇다. 예선전의 경우 경기장에서 선수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경기를 치르고 관중석에서는 손바닥만한 모니터로 소리없이 단지 화면만 볼 수 있었다. 모니터를 10개 가량 설치해놨지만 경기 화면이 나오는 모니터는 단 2개. 게다가 어떤 선수끼리 대결을 펼치는지 알 수도 없다. 관람객은 이럴거면 왜 예선 경기장에 관람석을 설치해놨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항의했다. 한국e스포츠협회, 국제e스포츠연맹 관계자가 대응에 나섰지만 이들이 할 수 있는 부분은 관람객을 달래는 것 뿐이었다.대회 3일차인 지난 1일에는 더 가관이었다. 당초 오후 9시에 종료될 것으로 예상됐던 e스포츠 종목 리그 오브 레전드 부문의 경기가 길어지면서 10시를 훌쩍 넘겼다.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경기장을 나선 한국 e스포츠 대표팀은 이미 조직위가 퇴근해버려 선수촌으로 돌아갈 차편을 마련할 수 없다는 황당한 얘기를 들었다. 한국 뿐만 아니라 경기를 함께 치렀던 중국 대표팀, 결승전을 관람하던 베트남 선수들까지 발이 묶였다.선수촌에 돌아가야하는 e스포츠 대표팀 관계자들과 스페셜포스 선수들은 허탈한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선수들은 조국을 위해 혼신을 다해 금메달을 땄건만 돌아온 것은 조직위의 무관심이었다. 게다가 리그 오브 레전드 경기가 한창 진행되는 와중에 에어컨까지 꺼버려 관중들은 찜통 체육관 안에서 관람할 수 밖에 없었다.e스포츠에 대해 조직위 측에서 모르는 부분이 많아 준비가 미흡했다고 치자. 하지만 한창 e스포츠 경기가 진행 중인 선수들을 위해 돌아갈 차편 정도는 마련해 줄 수 있지 않나. 조직위의 구성원들이 나몰라라 퇴근해 버린 것은 e스포츠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서 일어난 실수라기 보다는 행정편의주의, 이기주의에서 나온 안일함의 발로다.이번 대회를 취재하면서 한국 e스포츠 대표팀 관계자 및 선수들이 따로 말을 하지 않아도 그들이 느낄 불편함과 답답함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다. 이런 식이라면 그 어떤 선수도 다음 대회에 참가하길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주위의 선수들이 참가하려 하면 오히려 앞장서서 말릴 분위기다. 주최측조차 선수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데 누가 나서서 참가하겠는가.e스포츠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 팀의 금밭이었다. 그리고 실내무도대회에서 인기 있는 분야 중에 하나였다. 차기 대회에 더 좋은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참가하도록 유도해서 대회를 키우려면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아야 한다. 무관심은 무관심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데일리e스포츠 강성길 기자 gillnim@dailyesports.com]◆관련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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