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입니다.


사이트를 개편한다는 핑계로 '이글아이' 코너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네요. 데일리e스포츠 사이트도 얼굴을 바꿨고 포스트 시즌에도 돌입했으니 서서히 경기 예상을 해보려 합니다.

오는 13일 서울 용산구 아이파크몰 e스포츠 상설 경기장에서 열리는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12-13 시즌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STX 소울과 SK텔레콤 T1이 대결을 펼칩니다.

두 팀은 비슷하면서도 상당히 다른 측면을 갖고 있기에 매우 흥미로운 대진이 될 것 같습니다. 우선 비슷한 면부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12-13 시즌 두 팀은 비슷한 패턴을 보였습니다. 자유의 날개로 진행된 1~3라운드에서 두 팀은 비슷한 시기에 6연패를 당했습니다. STX는 2012년말부터 연패를 이어갔고 SK텔레콤은 2013년 시작부터 연패를 경험했습니다. 두 팀 모두 삐걱대는 모습을 보였지만 극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준플레오프까지 도달했습니다.

SK텔레콤과 STX 모두 연승을 한 차례 성공하면서 그동안 잃었던 패를 모두 메웠습니다. SK텔레콤은 3라운드 중반부터 4라운드 초반까지 바짝 승수를 따내면서 중위권과 상위권을 오갔고 STX는 군단의 심장으로 넘어온 시기인 4라운드 두 번째 경기부터 5라운드 첫 경기까지 7연승을 이어갔습니다.

큰 연패와 큰 연승을 통해 두 팀이 4위 안에 들었지만 배경에는 너무나도 흡사한 엔트리 구성 방식이 존재했습니다. 군단의 심장으로 버전이 바뀐 이후인 4라운드에서 SK텔레콤 임요환 감독은 4명의 프로토스를 출전시키는 엔트리를 짰습니다. 사실 SK텔레콤은 스타크래프트:브루드워 시절부터 프로토스가 강성하긴 했습니다. 김택용이 중심에 있었고 도재욱이 뒤를 받쳤으며 신인으로는 정윤종과 정경두 등이 크고 있었죠.

스타2 군단의 심장에 들어와서 임요환 감독은 프로토스가 프로리그에 가장 적합한 종족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4명의 프로토스를 기용하기 시작했죠. 정윤종과 원이삭을 중심에 두고 도재욱, 최민수, 정경두, 김택용을 돌아가며 엔트리에 포함시켰습니다. 그리고 테란은 정명훈, 저그는 어윤수를 붙박이 출전시켰죠. 4-1-1 체제라고 불러도 좋은 이 시스템은 꽤나 좋은 성과를 내면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프로토스 자원이 충분한 팀은 곧바로 적용하기 시작했죠.

가장 먼저 4명의 프로토스 체제를 따라한 팀이 바로 STX 소울입니다. STX는 사실 프로토스 자원이 풍족한 팀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군단의 심장으로 넘어오면서 줄곧 테란으로 플레이하던 김도우가 프로토스로 종족을 변경하면서 4 프로토스 체제가 가능해졌죠. 조성호, 백동준, 변현제에다 김도우를 포함시키면서 STX는 체제를 다듬었습니다. 테란은 이신형, 저그는 신대근으로 확고한 체제를 구축했죠. 그 결과 4라운드부터 7연승을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두 팀은 같은 체제로 맞불을 놓았습니다. 바로 4-1-1 체제이지요. STX는 앞서 언급한 그대로 선수를 구성했고 SK텔레콤은 6명의 프로토스 가운데 도재욱과 김택용을 선택했습니다. 포스트 시즌이라는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선수들을 내세운 것이지요.

4-1-1로 맞불을 놓을 경우 최대 6개, 최소 2개의 같은 종족전이 열립니다. 특히 프로토스와 프로토스전이 반드시 2개는 생기게 되지요. 준플레이오프 1차전 같은 경우는 테란과 프로토스가 대결하는 2개의 매치업을 제외한 4개가 같은 종족 싸움이네요.

개인적으로는 각 선수별로 프로토스전을 얼마나 성공적으로 치르느냐가 이번 포스트 시즌의 향배를 가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프로토스 선수들의 프로토스전 능력에 따라 팀의 운명이 결정되겠지요. 그런 의미에서 STX가 다소 유리하지 않을까라는 예상을 해봅니다.

1세트에서 대결을 펼치는 STX 이신형과 SK텔레콤 도재욱의 결과는 이신형 쪽에 우세를 점쳐 봅니다. 이신형의 이번 시즌 프로리그에서의 프로토스전 성적은 9승6패로 놀랍다는 생각은 크게 들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군단의 심장으로 범위를 좁혀보면 7승2패로 매우 좋습니다. 반면 도재욱은 군단의 심장에 들어와서는 프로리그에서 테란을 상대한 적이 없네요. 최근 페이스나 전적 모든 면에서 이신형의 승리를 예상합니다.

백동준과 정윤종의 2세트는 정윤종이 승리할 것 같습니다. 백동준의 프로토스전이 훌륭하지만 장기전으로 흘러갔을 경우 정윤종이 강한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 들어 정윤종이 프로리그에서는 8게임단 양희수의 전진 우주관문에 패하고 WCS 코리아 시즌2에서는 LG-IM 강현우의 힘싸움에 무너지는 등 프로토스전 페이스가 좋지 않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는 무언가 새로운 운영 방법을 준비해서 승리할 것 같네요.

3세트 '나로스테이션'에서의 경기는 원이삭이 이길 것이라 생각됩니다. 변현제가 스타1에서나 스타2에서나 힘싸움보다는 전략성을 앞세운 타이밍 러시를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스타2라는 게임을 오래 플레이했고 전략의 가짓수를 상당히 많이 알고 있는 원이삭이 유리해 보입니다. 이 맵에서 3승1패로 이해도도 높은 편이라는 점도 원이삭으로 기우는 이유입니다.

김도우와 정명훈의 4세트는 김도우가 승리를 가져갈 것 같네요. '아킬론황무지'는 프로리그에서 9대3으로 프로토스가 크게 앞서 있습니다. 임요환 감독이 정명훈을 출전시킨 이유는 아마도 신대근이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 것 같은데요. 김민기 감독은 김도우를 내세우면서 변수를 만들었네요. 김도우는 군단의 심장에서 프로토스로 전환했는데 프로리그 성적이 무려 12승3패나 됩니다. 정명훈이 테란이 유리하다고 하는 초반에 어떻게 흔드느냐가 승부를 가를 관건이 되겠지만 저는 김도우의 편을 들어주려 합니다.

신대근과 어윤수의 저그전은 어윤수의 승리가 예상됩니다. 신대근의 저그전은 이번 시즌 3승9패입니다. 매우 약하다고 할 수 있지요. 자유의 날개든, 군단의 심장이든 저그전의 초반 전략은 저글링과 맹독충, 바퀴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크게 다를 것이 없기에 어윤수가 우위에 설 것 같네요. 그리고 신대근은 스타2가 적용된 이후 SK텔레콤 선수들에게 프로리그에서는 한 번도 이기지 못했네요.

조성호와 김택용의 대결은 조성호가 가져갈 것입니다. 김택용의 프로토스전이 무척이나 좋지 않기 때문이지요. 포스트 시즌 최다승을 기록하고 있는 김택용은 포스트 시즌에 유난히 프로토스에게 고전했는데요. 대표적인 예가 KT 김대엽에게 패했던 경기입니다. 그리고 스타2에서는 김택용이 프로토스전에서 1승7패를 기록했습니다. 그나마 1승이 6라운드에서 삼성전자 허영무를 이겼던 경기였기에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만 조성호를 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승부는 에이스 결정전으로 흘러가겠네요. STX와 SK텔레콤은 큰 고민을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STX는 이신형, SK텔레콤은 정윤종을 내세울 것이 유력합니다. 만약 꼬아서 생각한다면 SK텔레콤이 테란 정명훈을 기용할 수도 있겠네요. 그렇지만 앞선 경기에서 패했다는-제 가정입니다만-점이 정윤종에게 힘을 실어주겠네요.

프로리그를 기준으로 봤을 때 두 선수의 스타2 전적은 1대1입니다. 자유의 날개로 치러졌던 1라운드에서는 이신형이 승리했고 군단의 심장으로 열린 대회에서는 5라운드 최종전에서 정윤종이 승리한 바 있습니다.

이름값이나 상대 전적 면에서 모두 팽팽한 싸움이지만 저는 이신형의 승리를 점쳐 봅니다. 최근에 보여준 경기력은 이신형이 절대로 지지 않는 선수라고 생각하기에 충분하니까요.

STX의 4대3 승리를 예상합니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

◇예상 스코어
◆SK플래닛 스타크래프트2 프로리그 12-13 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
▶STX 4대3 SK텔레콤
1세트 이신형(테) 승 < 네오플래닛S > 도재욱(프)
2세트 백동준(프) < 벨시르잔재 > 승 정윤종(프)
3세트 변현제(프) < 나로스테이션 > 승 원이삭(프)
4세트 김도우(프) 승 < 아킬론황무지 > 정명훈(테)
5세트 신대근(저) < 신투혼 > 승 어윤수(저)
6세트 조성호(프) 승 < 돌개바람 > 김택용(프)
에이스 결정전 이신형(테) 승 < 뉴커크재개발지구 > 정윤종(프)
*용산e스포츠 상설 경기장
*낮 12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