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STX 소울이 정식으로 창단하며 공군을 제외한 11개 게임단의 기업 후원 형태를 만들어낸 이후 기업의 경영 상태 악화로 인한 모기업의 게임단 운영 포기, 수익 구조 부재와 국내 경제 상황 난조로 인한 게임단 해체로 좋지 않은 소식만 들렸던 e스포츠계에 오랜만에 긍정적인 소식이 들렸다.
진에어 그린윙스가 8게임단을 네이밍 후원하겠다고 나선 중심에는 e스포츠에 대해 큰 관심을 두고 있는 두 명의 인물이 존재했다. 2013년부터 한국e스포츠협회의 수장을 맡으면서 크고 작은 행사에 모두 참가하고 있는 전병헌 민주당 의원이 한 축을 맡았고 2010년 대한항공 스타리그부터 2011년 진에어 스타리그까지 세 번에 걸쳐 스타리그를 개최했고 스타크래프트2의 그래픽을 대한항공의 본체에 새기는 도전을 하기도 했던 조현민 진에어 전무이자 대한항공 통합커뮤니케이션실 상무가 있었다.
전 협회장은 취임 당시만 하더라도 프로보다는 아마추어에 힘을 싣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마추어의 저변을 튼튼히 갖춰야 프로가 산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협회가 처한 현실, 프로게임단이 갖고 있는 취약점을 파악한 뒤 적극적으로 후원사 유치에 나섰다. 그 첫 성과가 바로 8게임단과 진에어 그린윙스의 네이밍 후원이다.
조현민 전무가 갖고 있는 e스포츠에 대한 애정도 결국 프로게임단 후원으로 이어졌다. 대한항공 스타리그를 후원하면서 조 전무는 몇몇 게임단에 야식을 보내는 등 선수단에 대한 사랑도 각별하다고 알려졌다. 대한항공의 광고에도 출연했던 이윤열과 김준호 등이 속한 위메이드 팀이 해체한다고 밝혔을 때 조현민 전무가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직접 위메이드를 인수하지는 않았지만 2년이 지난 시점에서 8게임단의 네이밍 후원을 시작했으니 조 전무의 e스포츠에 대한 애정도 대단하다.
진에어는 단순하게 스타크래프트2 팀인 8게임단 후원에 그치지 않고 지난 해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 팀인 HGD와 ESG도 돕기로 했다. 그린윙스의 날개 안에 스타2 팀과 LOL 2개 팀이 함께 운영되는 것. 스타2 팀은 프로리그 시즌이 끝난 탓에 아직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LOL 팀은 챔피언스 리그에 둘다 출전했지만 1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진에어라는 이름으로 출전한 첫 대회에서 패하긴 했지만 아직 실망하기는 이르다. 이들에게는 더 큰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메이저 대회 우승이 이들의 큰 목표 같지만 더 큰 목표는 정식 인수, 창단을 하도록 진에어를 감동시키는 것이다.
네이밍 후원은 일시적인 계약일 뿐이다. 1년이든, 2년이든 정해진 기간이 끝나면 연장시킬 의무는 없다. 그러나 인수 창단은 다르다. 팬들의 시선이 있기 때문에 쉽사리 게임단 운영을 포기하지 못한다. 이미 일부 기업들이 게임단을 토사구팽시킨 좋지 않은 전례가 있기는 하지만 인수 창단이 네이밍 후원보다 무게감이 있다.
2013년과 2014년 진에어 그린윙스의 고공 비행, 그리고 인수 창단을 향한 연착륙을 기대해 본다.
[데일리e스포츠 남윤성 기자 thenam@dailyesport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