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올라온 A 선수는 비시즌 기간 친구들이 자신을 보러 서울까지 오자 기쁜 마음을 품고 한걸음에 달려나갔습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이야기 꽃을 피우다보니 어느덫 자정이 가까워졌죠. 슬슬 자리를 옮기려는 찰나에 어느 여성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A는 친구들을 팔을 붙잡고 소주 한 병을 더 시켰습니다. 친구들과 대화하는 도중 A는 그 여성에게 자꾸 눈이 갔고 그녀 또한 A를 힐끔거리는게 아니겠습니까? A가 유명해지기 전이었기 때문에 프로게이머라는 것을 알아보고 쳐다본 것은 아닙니다.
맞습니다. 첫 눈에 끌리는 사람을 봤을 때 하는 행동인 것이었던 거죠. 화장실에 갔다 나오는 길에 그녀와 마주친 A는 쭈뼛쭈뼛 말을 걸었고 그녀는 미소로 화답했다고 합니다. 다음날 만나자는 약속과 함께 말이죠.
친구들과 기분 좋게 술을 마시고 날이 밝을 무렵 숙소에 들어와 곯아떨어진 A는 정오 쯤 되자 밀린 휴대 전화의 부재중 통화를 봤습니다. 술이 깨지 않은 A는 아직도 꿈나라였죠. 전화가 계속해서 울리자 막내인 B가 받았습니다. 왠 여성이 A를 찾지 않겠어요? 하지만 연습 중에 계속 전화벨이 울려 짜증이 나있던 B는 "그런 사람 없다"고 끊었다고 하는데요.
일어나서 자초지종을 들은 A는 바로 그 여성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분명 B에게 화를 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지만 A는 '동생이 더 중요하다'며 좋게 넘어갔다고 합니다. 이런 대인배가 또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