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석] 익을수록 고개 숙이는 프로게이머](https://cge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3072300102912893_20130723001335dgame_1.jpg&nmt=27)
그러나 최근 명실상부 최강 선수라 불리던 이신형은 달랐다. 성적을 잘 내지 못하고 있을 때는 누구의 말도 잘 듣지 않았지만 오히려 정상의 자리에 서고 난 뒤 겸손해졌다고 한다. 스스로 자신감은 가지고 있지만 어느 누구에게도 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항상 가지고 있어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는 것이 코칭 스태프의 증언이다.
이신형이 데뷔전을 하기도 전부터 지켜봤던 사람 중 한 명으로서 매우 놀라운 사실이었다. 이신형은 예전부터 고집이 센 선수로 유명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충고를 잘 받아들이지 않는 성격이었기 때문에 코칭 스태프가 애를 먹었다. 겸손과는 거리가 멀었고 근거 없는 자신감이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로 종목을 전환하면서 이신형의 태도가 변했다. 성적을 내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겸손해 진 것이다. 경기를 하나, 둘 이겨가면서 이신형은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우승을 거머쥐고 난 뒤 코칭 스태프에게 따로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성장했다고 한다.
이신형이 최강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태도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자신의 생각을 고집하던 이신형은 그저 손만 빠른 선수였지만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면서 이신형에게는 또 하나의 무기가 생겼다. 상대 선수는 1대1 싸움이라 생각하겠지만 이신형은 수많은 사람들의 조언을 받으며 10대1로 대결하는 효과를 가지고 온 것이다.
이신형의 사례를 보며 겸손과 경청의 미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이신형처럼 되고 싶은 프로게이머라면 누군가와 대결에 앞서 열 명의 머리를 모아 의논하고 연구하는 이신형의 겸손한 태도도 함께 배워야 할 것이다.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